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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금 이스라엘에선…”하마스와 끝까지 싸워야”

<르포> 지금 이스라엘에선…”하마스와 끝까지 싸워야”

입력 2014-08-08 00:00
업데이트 2014-08-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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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72시간 한시적 휴전을 맞은 이스라엘에서는 전쟁과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었다.

다만 하마스와의 사생결단을 주장하는 호전적인 분위기가 대세를 이룬 가운데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게 차이점이다.

7일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국제공항에서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승객을 태우게 됐다는 운전기사 벤 앨리(43)는 현재 이스라엘 상황에 대해 “매우 불안하다”면서도 “무차별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하마스와는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하마스에 대한 적개심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앨리는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을 찾는 관광객도 뚝 끊겼다”며 “가자에서 언제 로켓 포탄이 날아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 경력 17년만에 이처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이 없기는 처음이라고 앨리는 전했다. 텔아비브 공항 2층에는 앨리의 말대로 흰색 택시 10여대가 승객 한 명도 받지 못한 채 줄 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자신을 유대인이라고 소개한 앨리는 “하마스는 민간인의 죽음을 신경쓰지 않는 단체”라며 “이스라엘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하마스를 더 공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한달간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군인 64명, 민간인 3명이 각각 숨졌다고 설명한 앨리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2천여명이 사망한 것을 두고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텔아비브에서 차량으로 1시간20분 거리의 예루살렘에서 만난 40대 유대인도 “하마스가 가자의 민간인 희생을 앞세워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키우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이스라엘의 핵심 공동체인 유대인 사회에서는 이미 강경론이 대세를 장악한 듯한 분위기로 비쳤다.

강경파로 불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가자 공격에 지나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론마저 나온다.

한 예루살렘 시민은 “네타냐후 총리는 여러 가지 결과를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의 무장단체를 공격할 때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내재돼 있는 듯했다.

이스라엘 사정을 잘 아는 한 외교관도 “최근 이스라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 이상이 휴전에 반대한 것으로 나왔다”며 “호전적 성향의 여론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여론조사는 가자와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땅굴이 계속 발견되는 시점에 시행된 만큼 30개 이상의 땅굴을 모두 파괴한 지금 시점에서 설문조사를 하면 그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양측의 화해를 촉구하며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간간이 나왔다. 예루살렘 시내 한복판에서 만난 이슬람교도 유세프(45)도 “나는 이스라엘 정부도, 하마스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오로지 평화만을 바란다. 더는 싸움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지만, 하마스는 테러만을 일삼는 단체는 결코 아니다”며 “땅을 잃고 저항하는 하마스를 무조건 억압하려 하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약 8년간 봉쇄하면서 그곳 주민의 생활은 극도로 열악해졌다”며 “이스라엘이 이번 싸움을 일으킨 데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예루살렘에서 일하는 아랍인 이브라힘(50)도 “100년이 지나도 이-팔 분쟁을 완전히 끝내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은 평화를 원하고 있다”며 “언젠가 먼 훗날 평화가 찾아올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780만명의 이스라엘은 유대인이 전체 인구에서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15%가 이슬람교도, 나머지는 기독교 등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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