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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아프리카 ‘뜨거운 맛’

허정무호, 아프리카 ‘뜨거운 맛’

입력 2010-01-10 00:00
업데이트 2010-01-10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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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대비해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만날 나이지리아의 가상 상대인 잠비아를 맞아 아프리카 축구의 뜨거운 맛을 제대로 경험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투톱 스트라이커 이근호(이와타)-박주영(AS모나코) 등 주축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빠지고 국내파와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로 짜인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새벽 끝난 잠비아와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했다.

이정수(가시마)-강민수(수원)-조용형(제주)-최철순(전북)으로 꾸려진 포백(4-back)은 경기 초반부터 어이없이 무너졌고, K-리그 득점왕 이동국(전북)과 노병준(포항)의 투톱 구성은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들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후반에 투입돼 득점을 올린 구자철(제주)을 비롯해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김신욱(울산), 이승현(부산) 등 젊은 피들의 활약은 선배들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효과적이었다.

●아프리카의 뛰어난 개인기 ‘속수무책’

해발 1천753m의 고지대에 따른 체력 부담과 빠른 볼 스피드에 질척한 그라운드, 해외파 선수들이 빠지고 새 얼굴이 투입되면서 허술해진 조직력까지 최악의 상황이 될 모든 조건을 갖춘 평가전이었다.

지난 4일 한국을 떠나 긴 여행 끝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해 현지적응이 제대로 안 된 상황이었지만 역대 대표팀 평가전과 비교할 때 ‘최악의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대표팀이 한 경기에서 4골을 허용한 것은 지난 2004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3-4로 패했던 게 마지막이었다. 허정무 감독 역시 부임 이후 한 경기에서 3골 이상 내준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잠비아 선수들의 뛰어난 개인기와 대인돌파 능력은 대표팀 포백의 조직력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이었다.

전반 6분 펠릭스 카통고에게 선제골을 내줄 때도 중앙 미드필더 김두현(수원)을 비롯해 조용형과 이정수가 에워싸려고 했지만 한 박자 빠른 슛에 속절없이 당했다.

또 전반 14분 레인포드 칼라바에게 내준 연속골 역시 중원에서 패스가 차단된 이후 상대의 빠른 역습에 수비수들이 상대 선수의 뒤꽁무니만 쫓는 아쉬운 모습도 연출됐다.

조용형이 후반 28분 반칙으로 내준 페널티킥도 상대 공격수의 개인기에 밀려 대인마크가 되지 못했던 장면이다.

흐트러진 조직력은 패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졌고, 이동국-노병준 투톱 역시 최전방에서 별다른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나마 전반 34분 염기훈의 프리킥에 이은 김정우(광주)의 추격골이 아니었더라면 더 많은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경기였다.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개인기가 월등한 팀을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쳐야 하는지 허정무 감독으로서도 깨달음을 얻을 만한 한판 승부였다.

●구자철-김보경-이승현 ‘젊은 피의 가능성’

이번 경기에서 대표팀이 얻은 수확은 수비형 미드필더 구자철의 골 결정력과 측면 공격수로 교체 투입된 이승현의 스피드, 김보경의 대담한 플레이 정도로 손꼽을 수 있다.

구자철은 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차올린 김보경의 크로스가 수비수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강한 발리슛으로 잠비아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입단 테스트를 앞둔 구자철로선 자신감을 찾았고, 든든한 중원의 백업요원을 찾던 허정무 감독에게도 만족스러운 장면이었다.

또 오른쪽 날개로 교체돼 들어간 김승현은 빠른 발을 활용한 공간 침투로 구자철이 넣은 골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왼발을 잘 쓰는 김보경 역시 A매치 데뷔 무대를 맞아 후반부터 염기훈 대신 뛰면서 적극적인 돌파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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