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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 인종 차별주의 논란

영화 ‘아바타’ 인종 차별주의 논란

입력 2010-01-12 00:00
업데이트 2010-01-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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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바타’가 거의 끝날 무렵 악당은 영웅을 향해 “너의 인종을 배신한 기분이 어떠냐”고 소리친다.악당이 이렇게 외친 것은 주인공인 영웅이 키가 275㎝나 되고,꼬리가 긴,푸른색 피부의 외계인이긴 하지만 사실은 백인의 영혼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아바타’의 주인공이 원래 백인이라는 점을 들어 이 영화가 ‘백인 영웅이 미개한 원주민을 구한다’는 인종주의적 주제를 은연중에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이런 비판은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백인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한 외계인의 몸에 정신적으로 연결돼 ‘판도라’라는 행성에 떨어진다.그의 사명은 신비롭고 자연을 사랑하는 나비족을 설득해서 ㎏당 2천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광물을 채굴하게 한 뒤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다.하지만 설리는 곧 마음을 바꿔먹고 나비족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그는 새를 타고,활과 화살을 쏘는 외계인들이 백인들의 우주선이나 메가 로봇과 싸워 이기도록 돕는다.

 자메이카와 중국계의 혼혈인 여배우 로빈 리는 이 영화의 줄거리가 인디언 여성이 백인 남성을 야성의 세계로 이끌어 구원자로 만든다는 영화 ‘포카혼타스’와 마찬가지라며 “여러 가지 의미에서 화나게 하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로빈 리 뿐만 아니라 수많은 블로그나 신문 기사,유튜브 등에도 ‘백인의 관점에서 쓴 인종에 관한 판타지’라거나 ‘백인 메시아의 우화’라는 비판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이런 비판은 얼토당토 않다고 반박했다.

 캐머런 감독은 AP통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를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다른 이들을 보라고 요구하는 영화”라고 소개한 뒤 “우리와 다른 이들을 존중해야만 충돌하지 않고 더 조화롭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설득하는 영화가 인종주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종주의를 부추기기는커녕 인종적 편견에 대해 반성하게 하는 영화라는 뜻이다.

 흑인이자 영화 사학자인 도널드 보글은 캐머런 감독의 이런 주장에 동의했다.보글은 “캐머런 감독이 관객들에게 인종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준 점은 기쁜 일”이라며 “다만 주인공인 영웅이 흑인이었다면 영화의 메시지는 더 강력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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