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하프웨이 - 매력남·순진녀의 풋풋한 청춘예찬

[새영화] 하프웨이 - 매력남·순진녀의 풋풋한 청춘예찬

입력 2010-04-27 00:00
업데이트 2010-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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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생겼다. 운동도 잘한다. 공부도 잘한다. 자상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킹카’다. 슈(오카다 마사키)가 그렇다. 히로(기타노 기이)는 학교 양호실에서 수건을 뒤집어 쓰고 누워 있다가 슈가 들어온 것도 모른 채 꿈 속에서 사랑 고백을 했는데 슈가 받아들였다고 좋아한다. 어느날 진짜 사랑 고백을 하러 자신을 기다리다가 쭈빗대는 히로에게 먼저 사귀자고 말을 해버린 슈. 이들의 알콩달콩 풋풋한 사랑은 이렇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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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히로는 슈가 자신이 살고 있는 홋카이도에서 멀리 떨어진 도쿄의 명문 와세다 대학에 진학하려고 하자, 도쿄에 가지 말라고 떼를 쓴다. 슈는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용기보다 무엇인가를 끝내는 용기가 중요하다. 생각보다 인생은 길다.”며 말리는 진학 상담교사의 만류를 물리치고 와세다대 진학을 포기하기로 한다. 히로는 막상 기분이 좋으면서도 왠지 죄책감이 든다. 그러한 히로에게 서예 선생님은 질문을 던진다.“평생을 계속 같이 산다고 치면 지금 몇 년 도쿄에 가는 것과 포기하고 함께 있는 것 중 어느 쪽이 둘 모두에게 좋을까?”

 작고 사소한 것에도 기뻐하고 상처 받는 청춘 시절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낸 ‘하프웨이’는 일본 멜로 드라마의 여왕으로 불리는 기타가와 에리코의 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롱 베케이션’, ‘뷰티풀 라이프’, ‘오렌지 데이즈’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아름답고 투명한 이야기에 독특한 비유를 담은 대사 때문에 그녀의 작품은 ‘기타가와 월드’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동방신기의 영웅재중과 한효주가 주연을 맡은 한·일 텔레시네마 프로젝트 ‘천국의 우편배달부’ 각본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졌다. 최근에는 그녀가 각본을 맡고 영웅재중과 우에노 주리가 출연한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가 일본 후지TV를 통해 방송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촉망 받는 신인 여배우 기타노 기이와 제2의 기무라 다쿠야로 불리는 오카다 마사키의 상큼한 연기가 홋카이도 오타루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슈와 히로를 한발짝 더 성장하게 만드는 교사 역할을 맡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주인공 오사와 다카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1995년 ‘러브레터’로 데뷔하며 단숨에 한국 영화팬들에게 가장 유명한 일본 영화감독이 돼버린 이와이 슌지가 제작을 맡았다.

 슈와 히로 앞에는 기나긴 인생의 여정이 놓여 있다. 영화 제목처럼 여전히 하프웨이인 셈이다. 과연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영화가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리는 점이 인상적이다. 전체관람가. 85분. 29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0-04-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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