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풍수나침반 장인의 고집

전통 풍수나침반 장인의 고집

입력 2010-09-15 00:00
수정 201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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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투데이’ 집중조명

아리랑TV의 데일리 매거진쇼 ‘아리랑 투데이’는 15일 오전 7시 전통 풍수 나침반의 명맥을 이어가는 중요무형 문화재 김종대(76)씨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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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전통 풍수 나침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요무형 문화재 김종대씨.  아리랑TV 제공
4대째 전통 풍수 나침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요무형 문화재 김종대씨.
아리랑TV 제공
1996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그는 한국에서 유일한 윤도장이다. 윤도란 나침반을 중심으로 음양, 오행, 팔괘, 십간, 십이지, 절기 등을 뜻하는 한자를 동심원 형태로 그려 넣은 풍수 지남침을 의미한다. 보통 동심원 한 개를 1층이라고 부르는데 층이 많을수록 가리키는 방향과 내용이 자세하며 종류도 1층에서 36층짜리까지 다양하다.

김종대씨는 전북 고창의 낙산마을에서 윤도를 만들며 4대째 가업을 이어왔다. 낙산마을은 풍수 사상이 등장했던 통일신라시대부터 윤도를 제작해 왔다. 조선시대 이곳에서 제작된 윤도는 ‘흥덕 패철’이라 불리며 방향이 가장 정확하기로 유명했다. 350여년 전 윤도 제작기술은 이 마을에 살던 전씨 가문에서 한씨, 서씨를 거쳐 김종대씨 가문에 전승된다. 30살 무렵부터 윤도 제작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김씨는 현재 아들에게 윤도 제작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김종대씨는 윤도를 만들 때 200년 이상 된 대추나무를 1년 이상 그늘에서 말린 뒤 사용한다. 결이 고르면서도 단단해야 글자를 새길 때 갈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글자를 새겨 넣을 수 있도록 동심원 하나를 360개로 구획하는 작업은 윤도의 생명인 정확성과 연관돼 있어 고도의 정교함을 요구한다. 통상 9층까지 글자를 파는 데 10일, 24층까지는 넉 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각자 작업이 끝난 나무판에 먹을 칠하고 백옥 가루를 메우면 음각된 글자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강철을 깎아 숯불로 단련시킨 바늘은 자철석 위에 3시간가량 올려둔다. 300년 넘게 가보로 내려오는 자철석이 바늘에 자성을 심어준다. 마지막으로 윤도의 정중앙에 바늘의 중심을 고정시키면 비로소 하나의 윤도가 완성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0-09-1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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