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조반니’와 ‘바흐 이전의 침묵’이 지난달 중순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음악 영화가 속속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어쿠스틱’과 ‘조금만 더 가까이’가, 이튿날엔 ‘코러스’가 개봉했다. 이달에도 음악 영화는 줄을 잇는다. ‘벡’과 ‘레인보우’가 18일 관객과 만난다. 일주일 뒤에는 ‘더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달 2일에는 음악 다큐멘터리 ‘나는 나비’가 선보인다. 가을이 주는 계절적 감성과 음악 궁합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음악 영화 강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청아한 음악 로맨스
●신세경·강민혁 등 연기돌 출동-어쿠스틱
세 가지 이야기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다. 판타지를 섞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지붕킥)으로 상한가를 친 신세경과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이종현·강민혁, 2AM의 임슬옹이 나온다는 점이 포인트다. 저예산 독립 영화에 ‘연기돌’이 출연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컵라면을 계속 먹어야 살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나오는 신세경은 노래 솜씨가 다소 아쉽지만 색다른 느낌이다. 사실 이 영화는 지각 개봉이다. 영화 ‘오감도’와 ‘지붕킥’ 이전의 신세경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음악에 미쳤지만 생활고 때문에 아끼는 기타를 팔려고 하는 록밴드 멤버 이종현과 강민혁의 연기도 다소 어색하다. 물론 팬이라면 모든 것이 용서될지도.
●윤계상과 홍대 여신과의 만남-조금만 더 가까이
엄밀하게 따지면 음악 영화는 아니다. 청춘 멜로물이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가수 출신 연기자 윤계상과 홍대 여신 요조가 나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요조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다. 사랑에 큰 상처를 받은 뮤지션으로 나온다. 요조가 스튜디오와 공원에서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노래는 오는 8일 디지털 싱글로도 발매된다. 앞서 요조는 ‘카페 느와르’에 출연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인디 음악 뮤지션의 스크린 나들이는 요조가 처음은 아니다. ‘좋아서 만든 영화’,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등이 있었다. 대개 다큐멘터리였다.
웃고 울리는 클래식의 힘
●코미디와 클래식의 조화-더 콘서트
정치적인 상황으로 고통 받아야 했던 음악가들의 아픔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볼쇼이 교향악단이 배경. 한때 잘나가던 볼쇼이 지휘자였던 안드레이는 유대인 연주자들을 쫓아내라는 상부 지시를 거부했다가 하루 아침에 쫓겨난다. 복권을 꿈꾸며 볼쇼이 극장 청소부로 30년을 버티던 안드레이는 어느 날 프랑스 파리의 한 극장에서 온 초청 공문을 가로챈다. 그는 절친한 친구 샤샤와 함께 옛 유대인 동료를 규합해 파리로 떠난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클래식 명곡들이 웃음, 감동과 함께 버무려진다. 러시아 공훈 배우 알렉세이 구스코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갈채를 받았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음악-코러스
5년 만에 재개봉한 작품이다. 2004년 프랑스에서 관객 900만명을 동원하며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2차 대전 뒤 프랑스 마르세유의 작은 기숙사 학교가 무대다. 문제아들이 모인 이 학교에 임시 교사가 부임해 합창단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차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장한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을 연상케 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작품에서 회상하는 주인공 역을 모두 프랑스 배우 자크 페렝이 맡았다는 점이다.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 클래식 시네마 단관 개봉이다.
밴드, 피끓는 열정과 꿈
●일본 인기 만화 영화화-벡(BECK)
2008년 34권으로 완간된 일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밴드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열정과 생동감이 살아 숨쉰다는 평가를 받았던 원작은 일본에서만 1500만부가 팔려나갔다. 원작 팬이라면 잔뜩 기대하고 있을 작품이다. 지난 9월 초 일본에서 개봉돼 곧바로 흥행 1위에 올랐다. 평범한 소년 유키오가 기타와 록 음악을 만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을 받은 유키오의 목소리, 천재 소리를 듣는 류스케의 기타, 화끈한 지바의 랩, 힘이 넘치는 유지의 드럼, 펑키한 다이라의 베이스가 과연 어떻게 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음악을 통한 성장 드라마-레인보우
영화감독의 꿈을 위해 서른 아홉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엄마와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는 15세 아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교사였던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반영됐다. 음악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엄마는 홍대 앞 인디밴드를 만나 시나리오를 쓰며, 아들은 학교 밴드부로 활동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어 보여준다.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나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아들 역할을 맡은 백소명은 2007년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초딩 록 밴드’ 페네키의 리더다. 페네키의 공연이 영화 말미를 장식한다.
●YB의 미국 유랑 따라가기-나는 나비
YB는 윤도현(보컬·기타)을 중심으로 허준(기타), 김진원(드럼), 박태희(베이스)로 이뤄진 록밴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불렀던 ‘오 필승 코리아’로 국민 밴드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미국 록 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 참여했다.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 등 7개 도시에서의 생생했던 현장을 카메라가 쫓아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청아한 음악 로맨스
●신세경·강민혁 등 연기돌 출동-어쿠스틱
세 가지 이야기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다. 판타지를 섞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지붕킥)으로 상한가를 친 신세경과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이종현·강민혁, 2AM의 임슬옹이 나온다는 점이 포인트다. 저예산 독립 영화에 ‘연기돌’이 출연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컵라면을 계속 먹어야 살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나오는 신세경은 노래 솜씨가 다소 아쉽지만 색다른 느낌이다. 사실 이 영화는 지각 개봉이다. 영화 ‘오감도’와 ‘지붕킥’ 이전의 신세경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음악에 미쳤지만 생활고 때문에 아끼는 기타를 팔려고 하는 록밴드 멤버 이종현과 강민혁의 연기도 다소 어색하다. 물론 팬이라면 모든 것이 용서될지도.
신세경
●윤계상과 홍대 여신과의 만남-조금만 더 가까이
엄밀하게 따지면 음악 영화는 아니다. 청춘 멜로물이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가수 출신 연기자 윤계상과 홍대 여신 요조가 나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요조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다. 사랑에 큰 상처를 받은 뮤지션으로 나온다. 요조가 스튜디오와 공원에서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노래는 오는 8일 디지털 싱글로도 발매된다. 앞서 요조는 ‘카페 느와르’에 출연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인디 음악 뮤지션의 스크린 나들이는 요조가 처음은 아니다. ‘좋아서 만든 영화’,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등이 있었다. 대개 다큐멘터리였다.
웃고 울리는 클래식의 힘
●코미디와 클래식의 조화-더 콘서트
정치적인 상황으로 고통 받아야 했던 음악가들의 아픔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볼쇼이 교향악단이 배경. 한때 잘나가던 볼쇼이 지휘자였던 안드레이는 유대인 연주자들을 쫓아내라는 상부 지시를 거부했다가 하루 아침에 쫓겨난다. 복권을 꿈꾸며 볼쇼이 극장 청소부로 30년을 버티던 안드레이는 어느 날 프랑스 파리의 한 극장에서 온 초청 공문을 가로챈다. 그는 절친한 친구 샤샤와 함께 옛 유대인 동료를 규합해 파리로 떠난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클래식 명곡들이 웃음, 감동과 함께 버무려진다. 러시아 공훈 배우 알렉세이 구스코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갈채를 받았다.
5년 만에 재개봉한 작품이다. 2004년 프랑스에서 관객 900만명을 동원하며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2차 대전 뒤 프랑스 마르세유의 작은 기숙사 학교가 무대다. 문제아들이 모인 이 학교에 임시 교사가 부임해 합창단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차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장한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을 연상케 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작품에서 회상하는 주인공 역을 모두 프랑스 배우 자크 페렝이 맡았다는 점이다.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 클래식 시네마 단관 개봉이다.
밴드, 피끓는 열정과 꿈
●일본 인기 만화 영화화-벡(BECK)
2008년 34권으로 완간된 일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밴드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열정과 생동감이 살아 숨쉰다는 평가를 받았던 원작은 일본에서만 1500만부가 팔려나갔다. 원작 팬이라면 잔뜩 기대하고 있을 작품이다. 지난 9월 초 일본에서 개봉돼 곧바로 흥행 1위에 올랐다. 평범한 소년 유키오가 기타와 록 음악을 만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을 받은 유키오의 목소리, 천재 소리를 듣는 류스케의 기타, 화끈한 지바의 랩, 힘이 넘치는 유지의 드럼, 펑키한 다이라의 베이스가 과연 어떻게 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감독의 꿈을 위해 서른 아홉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엄마와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는 15세 아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교사였던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반영됐다. 음악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엄마는 홍대 앞 인디밴드를 만나 시나리오를 쓰며, 아들은 학교 밴드부로 활동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어 보여준다.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나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아들 역할을 맡은 백소명은 2007년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초딩 록 밴드’ 페네키의 리더다. 페네키의 공연이 영화 말미를 장식한다.
●YB의 미국 유랑 따라가기-나는 나비
YB는 윤도현(보컬·기타)을 중심으로 허준(기타), 김진원(드럼), 박태희(베이스)로 이뤄진 록밴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불렀던 ‘오 필승 코리아’로 국민 밴드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미국 록 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 참여했다.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 등 7개 도시에서의 생생했던 현장을 카메라가 쫓아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2010-11-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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