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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600회..”소쿨, 소핫, 소 인크레더블”

개콘 600회..”소쿨, 소핫, 소 인크레더블”

입력 2011-06-06 00:00
업데이트 2011-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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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 첫선..한국 대표 개그브랜드로 성장

KBS 2TV ‘개그콘서트’가 다음달 3일 방송 600회를 맞는다.

1999년 9월4일 ‘개그콘서트 - 토요일 밤의 열기’란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 집단 이탈, 지상파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 폐지 바람 등의 악재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아프리카 추장 심현섭의 ‘밤바야∼’부터 남하당 대표 박영진의 ‘소는 누가 키울거야, 소는∼’까지 개그콘서트가 남긴 유행어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매주 코너 검사와 캐릭터 검사를 거르지 않는 무한 경쟁 시스템, 공채로 다져진 탄탄한 개그 인맥으로도 유명한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열정과 시청자의 성원을 등에 업고 1천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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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새로운 개그를 원했을뿐이고∼’

개그콘서트의 오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개그계의 대모’ 김미화다.

침체한 한국 코미디를 구할 묘안을 찾던 그는 전유성ㆍ백재현ㆍ심현섭 등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대학로 소극장 공연 방식의 공개 코미디를 기획, KBS 박중민 EP(당시 PD)와 손잡고 ‘개그콘서트’를 완성했다.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개그맨들의 무대에 관객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현장 분위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도 쑥쑥 올라갔다. 200회 특집이 방송된 2003년 8월31일에는 시청률이 35.3%(AGB 닐슨미디어리서치)까지 치솟기도 했다.

’개그콘서트’ 이상덕 작가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박중민 EP가 처음 ‘개그콘서트’를 기획할 때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지만 그때 나는 ‘이제 코미디의 시대는 가고 시트콤의 시대가 온다’며 거절했었다”면서 “개그콘서트가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결국 나도 개그콘서트에서 일하고 있지 않나”라며 웃었다.

물론 개그콘서트에도 시련은 있었다.

2003년 초 심현섭, 강성범 등 주축 개그맨들이 돌연 출연 중단을 선언했고 2004년 말에는 SBS ‘웃찾사’에 시청률에서 뒤지기도 했다.

하지만 철저한 경쟁 시스템으로 단련된 개콘 가족들은 끊임없는 혁신과 자기반성을 통해 개콘을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키워냈다.

◇’개콘 안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2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11년간이나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의 정상을 지킨 개그콘서트에는 인기 코너도 유난히 많다.

원년 멤버 심현섭이 아프리카 추장으로 분한 ‘사바나의 아침’부터 ‘갈갈이 삼형제’ ‘생활사투리’ ‘우비 삼남매’ ‘깜빡 홈쇼핑’ ‘현대생활백수’ ‘고음불가’ ‘마빡이’ ‘대화가 필요해’ ‘준교수의 은밀한 매력’ ‘닥터피쉬’ ‘분장실의 강선생님’ ‘남성인권보장위원회’ ‘두분토론’ ‘생활의 발견’에 이르는 개콘의 대표선수들은 저마다 독특한 웃음코드로 일요일 안방극장을 무장해제했다.

특히 김병만의 화려한 개인기가 빛나는 ‘달인’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2년 6개월여간(2007년 12월9일∼현재) 꾸준히 전파를 타며 역대 최장수 코너에 이름을 올렸다.

개그 콘서트가 낳은 유행어도 수없이 많다.

’미안합니다∼’ ‘무를 주세요’ ‘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말자’ ‘내 아를 낳아도’ ‘오, 이런이런이런’ ‘맞습니다 맞고요’ ‘나가 있어’ ‘빠져봅시다’ ‘그까이꺼 대충’ ‘안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난 ∼할 뿐이고’ ‘그건 니 생각이고’ ‘니들이 수고가 많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소 쿨, 소 핫, 소 인크레더블’ ‘소는 누가 키워’ 등의 유행어는 정치권에서도 화제에 오를 만큼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구해∼’

제작진이 말하는 개그콘서트의 성공 비결은 바로 철저한 경쟁 시스템이다.

KBS 개그맨 공채 13기인 최고참 박성호부터 26기 막내들까지 60여명에 이르는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은 매주 목∼금요일 전 스태프가 모인 자리에서 새 코너 및 캐릭터 검사를 받는다.

현재 방송 중인 코너들 역시 다음 주 방송분 주제부터 차별화 전략까지 세세하게 점검한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면 완성된 대본을 토대로 온종일 리허설이 이어지고, 여기서 발견된 문제를 고쳐 화요일에 다시 리허설을 진행한다.

화요일 리허설에서 살아남은 팀은 수요일에 열리는 녹화에 참여하지만 여기서도 ‘식상하다’는 반응이 나오면 편집을 피할 수 없다.

결국 수요일 녹화 무대에 오르는 15개 안팎의 코너 중 실제로 방송되는 코너는 12∼13개다.

이상덕 작가는 5일 “개그콘서트의 최대 장점은 체계적인 시스템”이라면서 “연기자와 작가, 스태프가 매일 정해진 시간에 모여 아이템을 짜고 또 평가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개그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수민 PD도 “끊임없이 아이디어 싸움을 벌여야 하는 경쟁 시스템 덕에 새로운 개그 코너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최근 선보인 ‘생활의 발견’이나 ‘감수성’ ‘발레리노’ ‘9시쯤 뉴스’ ‘사운드 오브 드라마’ 등은 개그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애착이 가는 코너”라고 소개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은 기본적으로 연기력을 갖췄고 사회적 이슈를 코미디 속에 녹이는 재능이 뛰어나다”면서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변해야 산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린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601회를 향해 어텐션!’

개그콘서트 팀은 방송 600회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서수민 PD는 “코미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모두 초청해 축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코너별 게스트를 섭외하고 있다”면서 “대표 코너인 ‘달인’은 ‘인맥의 달인’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게스트를 소개하고, ‘슈퍼스타 KBS’는 장르별 가수들을 초청해 ‘진짜 노래자랑’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서 PD는 600회보다 601회 방송이 더 걱정된다고 했다.

”항상 몇 백회 특집, 몇 주년 특집을 하고 나면 그다음 회가 더 부담이 되더라고요. 화려한 축하 무대가 끝나고 우리끼리 다시 하려고 하면 왠지 초라해지는 것 같아서요.(웃음) 600회 특집도 중요하지만, 601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새 코너들을 선보일 거에요.”

서 PD는 “개콘이 잘 돼야 더 많은 코미디 프로그램이 생기지 않겠나”면서 “개그콘서트가 코미디 부흥에 앞장서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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