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분석..”M자형 곡선..육아 부담과 관련”
한국의 30~34세 여성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한국과 OECD 국가들의 여성 고용률을 비교ㆍ분석해 30일 발표한 ‘OECD 통계로 보는 한국 여성의 취업과 일ㆍ가정양립’ 자료에서 한국 여성의 고용률은 15~29세에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30~34세에 급격히 감소한 뒤 다시 45~49세에 증가하는 전형적인 ‘M자형’ 곡선을 그린다고 지적했다.
2009년 한국의 25~29세 여성 고용률은 65.6%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고 OECD 평균(63.8%)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30~34세 여성 고용률은 50.1%로 OECD 평균(63.4%)에 크게 못미쳤다.
35~39세 여성 고용률 역시 54.9%로 OECD 평균(65.2%)을 밑돌았으며 40~44세(64.0%), 45~49세(64.2%)에 이르러서야 OECD 평균(40~44세 68.5%, 45~49세 68.8%)에 근접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원 측이 모의실험(시뮬레이션)해본 결과 2009년 기준으로 한국의 30-39세 여성 고용률이 남성 고용률과 같아지면, 전체 여성 고용률은 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연령대 가운데 고용률 성별 격차 해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부모의 자녀 양육 부담 수준을 간접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유아교육과 관련한 정부 재원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정부재원 비율은 64.7%로 OECD 평균보다 19.1% 포인트 낮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OECD 회원국들의 유아교육 관련 정부 재원 비율과 30-39세 여성 고용률은 비슷한 추이를 보였으며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오스트리아, 핀란드, 벨기에 등은 둘 다 OECD 평균 이상이지만 일본, 한국, 멕시코 등은 둘 다 평균에 못 미쳤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전기택 성 인지 통계ㆍ패널센터장은 “전반적으로 30대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유아교육에 투입되는 정부 재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의 30대 여성 고용률이 낮은 것 역시 육아 부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별 임금격차는 2008년 기준 남성의 38.8%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크게 나타났지만, 35-44세 고학력(전문대 이상 졸업) 여성의 연평균 소득은 2007년 기준 동일연령ㆍ학력 남성 소득의 84% 수준으로 OECD 회원국 중 성별격차가 가장 낮았다.
전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30대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지 않고 노동 시장에서 살아남으면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앞으로 30대 여성의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정책에 힘을 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