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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의 조선 장군과 154㎝ 마왕퇴 귀부인

190㎝의 조선 장군과 154㎝ 마왕퇴 귀부인

입력 2012-01-31 00:00
업데이트 2012-01-3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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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서 발굴한 ‘송현이’는 153㎝..조선시대 평균키 남성 161, 여성 149㎝

2002년 10월10일 충남 태안군 태안읍 삭선2리에 소재하는 의령남씨(宜寧南氏) 공동묘역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가선대부(嘉善大夫) 남오성(南五星.1643-1712)의 묘가 300년 만에 뚜껑을 열었다.

남오성은 지금의 군 참모총장 정도에 해당하는 삼도통제사(三道統制使. 종2품)를 역임한 인물.

조선시대 전형적인 양반 사대부가 무덤 양식인 회곽묘(灰槨墓)로 드러난 이 무덤을 해체한 결과 남오성은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한데 놀라운 사실은 그의 키가 무려 190㎝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미라가 실제보다 줄어들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남오성의 생전 모습은 거의 2m에 가까웠을 것이다. 남오성의 시신은 당시 눈동자와 치아, 수염, 손·발톱, 성기 등은 물론 피부가 살색 거의 그대로 보존됐지만 후손들은 곧바로 화장했다.

실로 무관에 어울릴 법한 체구라 할 수 있으며 생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2009년 경남 하동군 금난면 진정리 ‘점골’의 진양정씨 문중묘역을 이장하다가 조선중기 때 사람인 정희현(鄭希玄.1601-1650)의 둘째 부인 온양정씨(溫陽鄭氏.?-?) 미라가 발견됐다.

20-30대 젊은 나이에, 특이하게도 분만 도중 사망한 것으로 드러난 그의 미라 신장은 155㎝가량이었다. 155㎝라면 요즘 한국사회 여성 평균키(160.5㎝)와 비교할 때 단신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미라 상태임을 고려하고, 350년 전 조선사회임을 고려한다면 평균 이상이다.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경남 창녕군 창녕읍 송현동 15호분에 묻힌 6세기 무렵 여성 인골이 주목할 만하다.

발굴조사단인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순장자 4명 중 유일하게 귀고리를 찬 이 여성 ‘송현이’ 인골을 분석한 결과 성장판이 채 닫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16세 혹은 16.5세에 죽은 것으로 추정됐다. 신장은 151.5㎝(인체 복원 이후 신장은 153.3㎝)였다.

이 여성 또한 조선시대 평균 여성 키에 비하면 작지는 않다.

서울대의대 해부학교실 황영일·신동훈 교수팀이 15세기 이래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116명(남 67명, 여 49명)의 유골에서 채취한 넙다리뼈(대퇴골)를 이용해 평균키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161.1(±5.6)㎝, 여성 148.9(±4.6)㎝로 드러났다.

미국의 저명한 체질인류학 잡지인 ‘미국자연인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 최신호에 게재된 이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런 평균신장은 조선시대에는 그다지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가 20세기 초반에 급격히 평균신장이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웃 중국의 신장을 알려주는 사례 중에서 거구의 무관 남오성과 비교할 때 흥미로운 곳은 진시황 병마용(兵馬俑)이다. 진시황이 생전에 거느린 군대의 위용을 실제 크기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병마용 중에서도 군사들의 모습을 본뜬 인형들인 병용(兵俑)은 평균키가 180㎝에 달하며 개중 큰 것은 190㎝를 넘었다.

여성 키가 어떠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로는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 교외 마왕퇴(馬王堆)에서 찾을 수 있다. 얕은 구릉에서 발굴된 전한(前漢)시대 무덤 3기 중 1호 한묘(漢墓)라고 명명한 무덤에서 신추(辛追)라는 여성이 발견됐다.

신추는 전한시대 제후국 중 하나인 장사국(長沙國)의 2인자요 승상인 이창(利倉)의 부인이다. 한데 신추는 죽을 때 모습을 거의 고스란히 간직한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피부는 옅은 황갈색을 띠고 윤기는 여전했으며, 탄력도 있었고 관절도 움직였다. 손가락으로 피부를 눌렀더니 푹 꺼졌다가 그대로 원상태로 돌아갔다는 일화가 전한다.

동맥경화증으로 고생하다 50세 전후에 죽은 그의 키는 154㎝, 몸무게는 34.3㎏으로 밝혀졌다. 미라 상태임을 고려할 때 생전 몸무게는 이보다 더 나갔을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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