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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없는 웃음과 풍자…이젠 방송사도 타깃

성역없는 웃음과 풍자…이젠 방송사도 타깃

입력 2012-07-04 00:00
업데이트 2012-07-0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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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서 직접 언급까지..”방송환경 변화 반영”

“’무한도전’ 보고 싶다!”

지난 1일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용감한 녀석들’은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그런데 ‘개그콘서트’ 출연진이 ‘무한도전’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방송과의 전쟁’ 코너에서 개그맨 김대범은 “MBC는 참 ‘만나면 좋은 친구’다. 그런데 9주째 못 만나고 있다”며 “나는 그 친구를 만날 때까지 무한도전할 거야”라고 ‘무한도전’을 응원했다. 당시 ‘무한도전’은 9주째 결방 중이었다.

방송에서 타 방송사를 소재로 삼거나 언급하는 일은 오랫동안 금기시됐다. 언급하더라도 ‘M본부’ ‘K본부’ 식으로 돌려 말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방송가의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 패러디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언급까지 나온다.

이런 움직임의 선두주자는 ‘개그콘서트’.

’슈퍼스타 KBS’, ‘K잡 스타’ 등의 코너는 모두 타 방송사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따왔다.

’용감한 녀석들’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1일에는 ‘무한도전’ 언급과 함께 대체인력까지 등장시켰다. 서수민 PD가 자신의 외모를 놀리는 박성광 대신 다른 개그맨을 투입한 것. 이런 모습은 파업 중인 MBC의 대체인력 투입을 연상시킨다.

박중민 KBS 예능부국장은 4일 “’용감한 녀석들’의 핵심은 금기시되는 걸 깨는 용감함이다. 그래서 ‘용감한 녀석들’의 발언이 거부감없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MBC ‘무한도전’도 방송사 간 경계를 넘나들었다.

SBS ‘짝’을 패러디한 ‘짝꿍’ 특집과 종편 출범 이후 방송가의 경쟁을 다룬 ‘TV전쟁’이 대표적이다.

’TV전쟁’은 타 방송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청자를 많이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방송가의 시청률 지상주의를 꼬집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 2TV 인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도 방송가 패러디 움직임에 동참했다.

윤빈(김원준 분)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다 ‘악마의 편집’에 휘말린 사연은 엠넷 ‘슈퍼스타K 3’ 당시 예리밴드가 자진하차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방송사 간 언급 금지라는 불문율이 허물어진 데는 방송가의 환경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과거 타 방송사 언급은 결례 혹은 남 좋은 일 하기로 인식되거나 윗선의 눈치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방송사간 콘텐츠 교류가 늘어나고 연예인들의 방송사 전속 시스템이 약화되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박중민 부국장은 “방송가가 점점 개방되면서 불문율이 무의미해졌다”며 “예전에는 지상파 3사간 경쟁 구도였다면 이제는 무한경쟁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 방송사 언급이 큰 홍보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라 방송가의 다변화를 반영해 방송에 맞게 순화해서 말한다”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대중은 진작에 타 방송사 언급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입장이 됐는데 방송사 내부에서 그러지를 못했다”며 “지금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다면 언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판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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