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준관 실천신학대학원대학 총장
은준관 실천신학대학원대학 총장
“많은 교회, 목회자들이 프로그램 개발과 조직관리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 교회는 그보다는 초기교회의 공동체를 되찾기 위한 신학적 고민을 치열하게 해야 합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바로 그 실천신학의 측면에서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미래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 은 총장과 하워드 스나이더(캐나다 틴데일신학교) 교수, 이동원(지구촌교회 원로) 목사가 강연에 나선다.
“지금 교회는 역사 속 교회의 존재 이유와 함께 교회 공동체가 어떤 모습으로 현존하는지, 그리고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하나님의 매개로 제대로 작용하는지 따져 봐야 합니다.” 은 총장은 특히 교회가 어떻게 다시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목회자가 교인들을 하나님 앞에 서게 만들 것인지를 가장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인들은 그리스도와 관계없이 스스로 영적인 삶을 사는 세속적 영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지금 한국의 대형 교회들이 추구하는 프로그램과 조직관리로는 다가오는 탈세속 이후의 시대에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교회는 결코 과시하고 정복하기 위한 종교성의 상징이 될 수 없다는 은 총장은 그래서 대형 교회든 작은 교회든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제 교회는 성장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게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작은 교회도 더 이상 큰 교회를 모방하는 서바이벌 게임에 매여선 안 됩니다. 교회와 교단의 확장 대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일구는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예배와 선교 등 모든 형태의 실천적 신앙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기교회처럼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위한 신학적 고민과 그를 통한 치유의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 총장은 공동체 회복의 차원에서 심포지엄 첫날 저녁, 떼제 공동체예배와 성만찬을 겸한 독특한 예배 워크숍을 시도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2-07-11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