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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안 하는데 ‘여의도 텔레토비’서 거듭났죠”

“욕 안 하는데 ‘여의도 텔레토비’서 거듭났죠”

입력 2012-10-13 00:00
업데이트 2012-10-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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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SNL 코리아’ 출연하는 배우 김슬기

“저는 원래 욕을 전혀 안 쓰는데 ‘여의도 텔레토비’를 통해 거듭났죠. 처음에는 자그마한 욕을 해도 반응이 있었는데, 나날이 더 센 강도를 원하셔서 갈수록 욕쟁이 할머니가 되고 있어요.(웃음)”

매주 토요일 밤 방송하는 케이블 채널 tvN의 생방송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 유명 유아 프로그램 ‘텔레토비’를 패러디해 한 주간 일어난 정가 소식을 코믹하게 풀어낸다.

그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나타내는 빨간 옷의 ‘또’가 유독 눈에 띈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무소속 ‘안쳤어’를 보고 “백신 무료로 다운받게 하다가 다운계약서 걸려서 지지율도 다운됐다”며 ‘피식’ 웃는가 하면, 거친 욕설도 차지게 풀어낸다.

바로 지난해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를 통해 처음 TV에 얼굴을 알린 신인 배우 김슬기(21)다.

”현장에서 PD님과 회의를 하면서 즉각 즉각 더 ‘센 것’으로 만들어내요. 애드리브는 마음껏 쳐 보고요.”

’여의도 텔레토비’의 인기에는 특유의 날카로운 정치 풍자와 함께 귀여운 얼굴과 상반되는 김슬기의 걸쭉한 욕설도 한 몫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을지로에서 만난 그는 “’여의도 텔레토비’는 가장 따끈할 때 해야 하기 때문에 매주 목요일 밤에 녹화한다”며 “방금까지는 이번 주 호스트 김정난과 ‘아이돌 사생팬’을 연기했다. 서로 질투해서 머리를 잡고 싸우는 장면을 짧게 찍고 왔다”고 빡빡한 촬영 일정을 소개했다.

서울예술대 연기과에서 뮤지컬을 전공으로 재학 중인 그는 ‘SNL 코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 중인 장진 감독과의 인연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대학 선배이자, 동아리 선배이기도 한 장 감독이 동아리 30주년을 맞아 기획한 공연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것.

”공연을 하고 나서 6개월 후에 감독님이 한번 회사로 오라고 전화를 주셨어요. 갔더니 ‘SNL’과 제가 처음으로 한 연극 ‘리턴 투 햄릿’을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셔서 감사히 덥석 물었죠.”

지금도 ‘SNL 코리아’ 외에 일주일에 네 번씩 장진 감독이 연출한 연극 ‘서툰 사람들’에 출연 중인 그는 “장 감독은 특별히 칭찬은 잘 하지 않는다”며 “그러다가 한 번 ‘잘했다’고 하면 마치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잘하는 게 뭘지 마냥 생각하다가 연기도 하고, 춤도 하고, 노래도 하고 싶은 거에요. 한 개만 하자니 아까워서 세 개를 다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니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있더라고요. 연기학원에서 다양하게 배우고 연기과를 진학했어요. 지금은 뮤지컬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SNL’에서는 연기, 노래, 춤을 다 쓰고 있잖아요. 저에게 잘 맞는 프로그램을 만난 것 같아요.”

’SNL 코리아’에서 그는 ‘여의도 텔레토비’뿐 아니라 같은 CJ E&M 계열 엠넷의 ‘슈퍼스타 K4’를 패러디한 코너에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난달 22일 방송된 ‘슈퍼스타 K 사례집’ 코너에서 김슬기는 ‘슈퍼스터 K4’의 인기 출연자 유승우로 분해 숨겨진 노래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유승우 씨가 창법이나 목소리 톤이 저랑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저걸 한 번 써먹어야겠다’고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대본이 나왔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슈퍼스타 K’ 코너가 쭉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승우씨가 떨어지면 저도 떨어지니까 계속 함께 가면 좋겠어요. 팬이에요.(웃음)”

’SNL 코리아’의 묘미 가운데 하나는 작은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생방송이라는 점이다. 신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일 터.

그는 “호스트가 바쁘면 당일에 모든 게 진행되는 날도 있고, 연기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다 가버려서 ‘런’을 한 번도 돌지 못하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라면서도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생방이라 그런지 배우의 모든 촉각이 발동되는 것 같다”고 생방송만의 매력을 꼽았다.

위험한 순간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지난주 방송된 이현우 편을 들었다.

”윤상 씨가 출연한 ‘가요톱텐’ 코너에서 제가 양파 씨 노래를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MR이 안 들리는 거에요. 생방송에서 관객이 호응이 좋다 보니 그 소리에 묻혔죠. 첫 소절을 놓쳐서 중간부터 들어갔는데도 맞지 않아서 중간에 맞게 고치긴 했는데, 이번에는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타이밍도 놓치고 가사도 틀렸죠.”

’SNL 코리아’에 출연한 이후 처음으로 낸 생방송 NG는 공교롭게도 같은 날 또다시 터지고 말았다.

고경표와 호흡을 맞춘 코너에서 김슬기의 머리카락이 고경표가 입은 옷에 걸리고 만 것. 고경표가 애드리브로 입은 옷을 벗어주는 기지를 발휘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전국 안방극장에 김슬기의 머리가 대롱대롱 옷에 매달린 모습이 비칠 뻔했다.

어쨌거나 ‘SNL 코리아’를 통해 그는 ‘국회의원 폭행범’도 연기해보고, 유력 대선주자도 돼 보고, 그전까지 관심도 없던 정치 뉴스도 찾아보게 됐다.

지난달 8일 방송된 ‘빽’ 코너에서는 얼굴에 진짜 카레를 뒤집어쓰는 투혼까지 발휘했다.

”그날 카레를 두 번 맞았는데요, 리허설 때가 더 잘 나왔던 것 같아요. 리허설 때는 그 냄새나 촉감이 신기해서 살아있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두 번째로 맞다 보니까 다들 면역력이 생겨서 생방송에서는 눈빛이나 그런 것들이 2% 부족하지 않았나 하고 다들 아쉬워했어요.(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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