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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절의 반 고흐를 만나다

파리 시절의 반 고흐를 만나다

입력 2012-10-20 00:00
업데이트 2012-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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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인 파리전’ 예술의전당

11월 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막을 올리는 ‘반 고흐 인 파리’전은 1886~1888년에 이르는, 짧지만 강렬했던 반 고흐(1853~1890)의 파리 체류 시절을 다룬다. 오늘날 고흐 하면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풍경’ 같은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얇고도 밝은 붓 터치를 이용한 독특한 그림체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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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외 전시에 나서는 ‘탕귀 영감’. 고흐의 후원자 겸 화상이었다.
처음 해외 전시에 나서는 ‘탕귀 영감’. 고흐의 후원자 겸 화상이었다.
파리 시절 반 고흐는 자신만의 화풍을 개발하기 위해 재료, 기법 등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자화상을 남겼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반 고흐의 자화상 가운데 1점이 실은 동생 테오를 그린 초상화였음이 밝혀졌다. 4점 가운데 동생 테오의 초상화는 어느 것일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파리 시절 반 고흐는 자신만의 화풍을 개발하기 위해 재료, 기법 등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자화상을 남겼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반 고흐의 자화상 가운데 1점이 실은 동생 테오를 그린 초상화였음이 밝혀졌다. 4점 가운데 동생 테오의 초상화는 어느 것일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그런데 처음부터 그렇게 그린 건 아니다. 37살에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흐가 화가로 활발히 활동한 기간은 불과 생애 마지막 10여년. 그 가운데 네덜란드에 머물러 있던 전반부 6년 동안에는 아주 두껍고 어두운 필체를 구사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농부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화풍의 변화는 동생 테오의 후원 등으로 파리로 오면서 일어난다. 큰 문화적 충격과 함께 인상파, 신인상파의 영향을 받으면서 어떻게 하면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모색해 나가는 시기가 파리 시기다. 리얼리즘에서 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때 고흐가 색채, 양식, 구도를 두고 어떤 걱정과 고민을 하고 있었을까 추적하기 시작했고, 7년간의 추적 결과를 모아 지난해 봄 네덜란드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것을 가져온 것이다.

작품은 파리 시기를 중심으로 한 55점의 유화. 파리에서 고흐에게 물감을 제공했던 미술상인을 그린 ‘탕귀 영감’ 같은 작품은 프랑스 로댕박물관 소장작품인데 프랑스 이외 지역으로 반출되는 것은 처음이다. 전시작품들의 보험평가액은 깎고 깎아서 5500억원대에 이른다. 여기에다 그림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진행했던 X선 촬영 사진 등 연구 자료들을 함께 전시했다.

또 눈길을 끄는 대목은 9점에 이르는 자화상들. 고흐는 평생 36점의 자화상을 남겼는데 이 가운데 27점을 파리 시기에 그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연구를 위해서는 직접 그려 봐야 하는데 돈이 없어 모델을 쓸 수 없으니 자기 얼굴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표현해 본 것이다. 이 가운데 9점의 자화상이 전시된다.

전시 총감독을 맡은 서순주 박사는 “마침 네덜란드 쪽에서 대대적인 미술관 개보수 작업이 이뤄져 이번 같은 전시가 가능해졌다.”면서 “2007년 80만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간 고흐전이 대표작을 모은 일종의 회고전이라면, 이번 전시는 고흐의 천재적 화풍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교육적인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24일까지.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 1만원. 1588-261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2-10-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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