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도 엄연한 노동자…정당한 대우 받아야”

“연기자도 엄연한 노동자…정당한 대우 받아야”

입력 2012-12-11 00:00
업데이트 2012-12-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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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방송연기자 포럼’ 열려..부당대우 성토

배우와 개그맨, 성우 등 방송연기자들이 11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2012 대한민국 방송연기자 포럼’을 열고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를 촉구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이 처음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남철, 남성남 등 원로 코미디언을 비롯해 방송연기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 김태호 사무국장은 ‘개그콘서트’ 출연진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국장은 “’개그콘서트’가 시청률 20%를 자랑하는 데는 코미디언들의 엄청난 피와 땀이 있다”며 “’개콘’ 개그맨들은 일주일 내내 방송사에서 살며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연습을 하지만 KBS에서 아이디어나 연습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국장은 “출연료 등급도 5-6년이 지나면 한두 등급 오르는 정도”라며 “코미디언들이 탤런트에 비해 차별받는 이유를 알아보니 KBS가 내부의 예능 규정을 따로 만들었더라. 우리와 단체협약이 되지 않은 규정을 자기들의 잣대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우들도 점점 어려워지는 활동 여건을 토로했다.

한국방송성우협회 이근우 회장은 “작년 성우 연평균 수입이 1인당 1천만 원에 불과하다”며 “톱가수가 외부 행사에서 노래 3곡만 부르면 받는 돈이다. 올해 소득이 더욱 줄었다. 너무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방송사 성우 공채 전속 기간이 과거 5-10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 점과 함께 방송사들이 더빙을 기피하는 경향도 지적했다.

그는 “TV시청을 원활히 할 수 없는 노인, 시각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방송 소외계층이 1천만 명이 넘는다”며 “경제 논리로 대형 방송국이 더빙을 기피하는 것은 이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원로 탤런트 최명수는 “복지란 게 밥 먹는 사람이 밥 못 먹는 사람을 돌아보는 것”이라며 “현 사태에는 많은 사람의 희생이 서려 있다. 이걸 나 몰라라 하는 세태에 대해 분을 참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한국방송실연자협회 김기복 이사장은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김기복 이사장은 “외주 제작사 의무 비율을 낮추고 방송사의 자체 제작 의무 비율도 고시해서 방송사와 제작사가 서로 긴장하고, 질 좋은 프로그램을 양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출연료도 임금으로 규정해서 외주 제작사가 출연료를 미지급하면 형사 처벌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방송사가 출연료 지급을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연노는 이 자리에서 지난 4일 KBS를 상대로 제기한 10억 원대 방송 초과분 출연료 청구 소송 사실도 밝혔다.

한연노의 고문 변호사인 이원재 변호사는 “이번 소송을 계기로 출연료 계산과 관리가 좀 더 분명해 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이 소송을 통해 방송 연기자의 지위가 분명해 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신계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민주통합당)은 “방송연기자는 분명한 특수고용직 노동자”라며 “여러분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해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새누리당)는 “여러분을 위해 할 일을 당과 의논하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연노는 앞으로 방송사를 상대로 투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연노 한영수 위원장은 “전체 방송연기자 70%가 연소득 1천만원이 안 되고 절반은 방송 소득이 전혀 없는 ‘산업 예비군’”이라며 “방송 연기자들의 피와 땀을 짜내는 작태를 그만둘 때까지, 단체협약 지키라는 정당한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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