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의복·혼수품 등 특별전시
덕혜옹주(德惠翁主)는 고종 황제의 외동딸로 1912년 태어났다. 아버지 고종 황제는 1907년 순종에게 양위했고, 나라를 빼앗긴 1910년 이래는 ‘덕수궁 이태왕’으로 불렸으니, 흔히 덕혜옹주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라고 부르는 것은 비운의 왕족이라는 극적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 덕혜의 어머니가 궁녀 출신 복녕당(福寧堂) 양귀인(梁貴人)이라, 왕의 서녀에게 주는 작호인 옹주를 받았다.발가락이 다섯인 용을 수놓은 오조룡보(五爪龍補)가 부착된 12~14세용의 연두색 당의와 대란치마(오른쪽). 13세 때인 1925년에 덕혜옹주가 입고 찍은 당의와 비슷하다.
덕혜옹주가 태어난 지 100년, 일본에서 귀국한 지 5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국립고궁박물관 2층에서 11일부터 대한제국과 조선왕실 여성의 복식·생활사를 보여 주는 전시회를 연다.
박물관은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은 도쿄에 소재한 일본 문화학원복식박물관(文化學園服飾博物館)과 후쿠오카 소재 규슈국립박물관 소장품으로 국내 첫 전시”라며 “복식박물관 소장품은 덕혜와 이혼한 소다케시가 조선 왕실에서 보낸 다른 혼례품과 함께 영친왕(英親王) 부부에게 1955년 돌려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자료는 당시 일본 문화학원 전신인 문화여자단기대학 학장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1886~1976)에게 기증되면서 현재까지 도쿄에 남게 됐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2-12-12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