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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천안함 다시 고민하고 토론해보자는 것”

정지영 “천안함 다시 고민하고 토론해보자는 것”

입력 2013-04-27 00:00
업데이트 2013-04-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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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서 첫 상영 뒤 관객과 대화

“내가 이 작품을 기획한 것은 많은 사람이 마음속에 공유하고 있는 문제가 수면에 가라앉아 있으니까 이걸 다시 한 번 고민하고 토론해보자는 거였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기획·제작한 정지영 감독은 27일 저녁 전주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처음 공개한 뒤 ‘관객과의 대화’(GV) 행사에 나와 제작 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이어 그는 “여러분의 반응을 보니까 영화를 만든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 영화는 천안함 침몰을 둘러싸고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다른 여러 의혹을 정리해 보여준다. 또 천안함에 관한 어떤 의혹 제기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격하는 사회 분위기를 꼬집은 작품이다.

정 감독은 “처음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신상철 씨를 만나 얘기를 하다가 이 사안으로 재판을 하고 있다는 얘기에 상당히 솔깃했다”면서 “재판이란 것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니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재판에서 밝혀질 것 같았는데,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해서 어떻게 다룰까 고민하다 백승우 감독을 만나서 맡기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다’라고 단정짓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가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의심을 풀어달라, 공유하자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인데, 풀린 건 사실 없다. 그래서 속시원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처음 기획할 때에는 천안함이란 밀가루로 관객들과 막국수나 한 그릇 나눠먹자는 마음으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생각했다. 그런데 백승우 감독은 아주 진지하게 멸치 국물을 우려내서 맛있는 멸치국수를 만들어줬다”며 “백승우 감독에게 여러분 앞에서 고마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개봉 일정에 관해서는 “개봉 계획이 아직 없다. 극장에서 (영화를) 붙여줄 수도 있는데 골치 아프다고 안 붙여줄 수도 있다. 그저 노력만 할 뿐”이라며 “정식 극장 배급이 어려우면 다른 식으로라도, 강당을 빌려서라도 하겠다. 혹시 누군가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낸다 해도 2년, 3년 후 재판이 끝나면 개봉하면 된다”고 밝혔다.

외압이 없었느냐는 한 관객의 질문에는 “그들이 나나 감독을 고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누구든 천안함에 관해 명쾌하게 나를 설득하면 이 영화는 안 올리겠다고 말하고 싶다. 속 시원하게 해주면 이 영화는 필요 없지 않나. 여러분 중에도 의심하는 마음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누구도 나를 고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백승우 감독 역시 “나도 사실 걱정은 안 된다. 이 영화가 범인을 찾고자 하는 영화는 아니다”라며 “이 사회가 굉장히 경직돼 있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기자나 방송이 해결해야 할 게 아니라 이렇게 문화나 철학계에서 제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귀찮은 일이 생겨도 영화의 존재 의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화를 본 관객 중 일부는 영화의 내용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한 관객은 “이 영화가 소통을 목적으로 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소통이 아닌 갈등과 혼란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 관객도 “아직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시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위험한 영화다. 이 영화로 인해 객관적인 시민의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백 감독은 “감독으로서 질문을 던진 것이고 관객이 1점이든, 10점이든 나름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다. 정부와 군의 얘기는 이미 많이 언론에 얘기됐으니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얘기를 실어보자고 한 것일 뿐이다”라며 “그걸 혼란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결국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지영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다는 얘기에 많은 분이 걱정했고 용기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얘길 했는데, 이런 영화를 만드는 데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지 않는 그런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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