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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천마총 출토 말다래서 천마도 추가 확인

경주 천마총 출토 말다래서 천마도 추가 확인

입력 2014-03-03 00:00
업데이트 2014-03-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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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처리 과정중 죽제 말다래에 부착한 금동투조장식에서 드러나 일제시대 금령총 출토 금동투조도 천마무늬로 판명

신라시대 적석목곽분인 경주 천마총 출토품에서 새로운 천마도(天馬圖)가 확인됐다.

이로써 천마총 출토 천마 그림 혹은 문양은 국보 207호 백화수피(白樺樹皮.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2점 외에 이번에 확인한 1점을 합친 총 3점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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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이 보존처리 과정에서 금동 천마 문양을 확인한 천마총 출토 죽제 금동투조판 말다래.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국립경주박물관이 보존처리 과정에서 금동 천마 문양을 확인한 천마총 출토 죽제 금동투조판 말다래.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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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공개하는 신라 천마도
새로 공개하는 신라 천마도 국립경주박물관이 최근 보존처리한 또 다른 천마총 출토 백화수피제 천마도 말다래의 실측도.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천마총 출토 유물을 소장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천마총 특별전인 ‘천마, 다시 날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교과서 등지를 통해 널리 알려진 천마문 백화수피제 말다래(天馬文障泥) 1점 외에도 그동안 거의 공개된 적이 없는 또 다른 백화수피제 말다래 1점과 함께 죽제(竹製) 말다래에 장식한 금동 천마도 1점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이들 실물을 3일 공개했다.

말다래란 말 안장 양쪽에 덧대는 흙 튀김 방지용 마구(馬具)로, 진흙 튀김을 막는다 해서 한자로는 장니(障泥)라 부른다.

이영훈 관장은 “문화재관리국이 펴낸 천마총 발굴보고서에는 이 무덤에서는 백화수피와 죽제(竹製), 칠기제(漆器製)의 세 종류 말다래가 각각 한 쌍씩, 그러니깐 3쌍 6점을 수습했다고 했지만 모두 유기질이어서 발굴 당시 이미 보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면서 “특히 칠기제 말다래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널리 알려진 백화수피제 말다래와 죽제 말다래를 보존처리하면서 새로운 천마도를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천마총에서는 백화수피로 만든 말다래 한 쌍이 아래위로 겹친 상태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래쪽 말다래가 위쪽에 놓인 말다래보다 상태가 훨씬 좋았기 때문에 그동안 각종 교과서라든가 박물관 특별전 등을 통해 공개된 아래쪽 말다래만이 주로 공개됐다. 나아가 이들 백화수피제 말다래 바로 위에서는 대나무를 마치 삿자리처럼 엮은 바탕판에다가 겉에는 투조한 금동판을 댄 죽제 말다래 한 쌍이 겹쳐져 있었다.

이 관장은 “이들 말다래 중에서 거의 공개되지 않은 백화수피제 천마도 1점을 발굴 40년 만에 보존처리해 공개하는 한편, 죽제 말다래 금동투조판에서 천마도 문양을 새롭게 확인하고 그것을 이번 특별전을 통해 처음으로 알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중에서 죽제 말다래에서 확인된 천마도는 그 재료가 기존에 알려진 회화가 아니라 금동 금속판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발견으로 꼽힌다.

이번 조사 결과 이 말다래는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바탕판을 만들고, 그 앞면에는 마직 천을 댄 뒤에 천마문을 비롯한 각종 무늬를 투조(뚫어 만듦)한 크고 작은 금동판 10매를 조합해 금동못으로 붙여 장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장은 “이 죽제 말다래 천마문 금동 투조장식은 이번 보존처리 과정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면서 “천마 몸에는 비늘 무늬, 마름모무늬, 점열무늬 등을 가득 채웠으며, 눈과 귀 등의 표현과 함께 목과 꼬리의 갈기도 기존 백화수피제 말다래의 천마와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죽제 말다래 역시 한 쌍이 출토됐지만 그 중 한 점은 발굴 당시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그 형태를 알기 어려웠다.

나아가 이번에 천마총 말다래 금동투조판에서 새로운 천마도를 확인함으로써 일제시대에 같은 경주지역에서 발굴된 신라시대 적석목곽분인 금령총 출토 ‘말 모양 금동투조장식’ 또한 다름 아닌 천마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천마총 발굴단 출신인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이번 천마총 보존처리 성과를 통해 지금까지는 그 기능을 종잡지는 못한 채 막연히 말, 혹은 기린 모양 장식이라고만 생각한 금령총 출토품이 실은 말다래 장식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신라시대 천마도는 모두 4점으로 늘어났다. 이 천마를 학계 일각에서는 기린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이 없지 않으나, 기린 또한 신마(神馬), 혹은 천마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둘 사이의 구별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편 경주박물관은 이번 천마총 말다래 보존처리 과정에서 말다래 제작 실험 등을 통해 그 방식을 확인하기도 했다.

예컨대 백화수피제 말다래의 경우 실제의 자작나무 껍질을 활용한 실험 등을 통해 말다래 판의 제작 방법, 안료 종류(흑, 적, 백, 녹) 등을 밝혀냈으며, 죽제 말다래는 대나무 판을 실제로 짜서 그 방식을 해명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말다래를 안장에 매다는 데 사용한 띠고리도 확인하고 그것을 복원했다고 박물관은 밝혔다.

박물관은 또한 정확한 천마도 상태를 제공하기 위해 실측도 3점을 처음으로 제작했다. 3D 스캔과 적외선 및 X선 촬영 등을 통해 만든 도면을 실물과 다시 비교하는 방식으로 실측도를 완성함으로써 천마를 비롯한 각종 무늬 등의 구체적 모습을 밝혀낼 수 있게 됐다고 이 관장은 말했다.

천마문 말다래 3점은 이번 천마총 특별전 기간 중 보존을 위해 3.18~4.6, 4.29~5.18, 6.3~6.22의 3차례 걸쳐 제한 공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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