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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법정관리 졸업’필동 시대’ 새 출발

공간건축 법정관리 졸업’필동 시대’ 새 출발

입력 2014-03-04 00:00
업데이트 2014-03-0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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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건축가 고(故) 김수근 선생이 세운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하고 새 출발을 하게 됐다.

공간그룹 이상림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이 공간건축의 회생절차 조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공간건축은 당초 법원에서 인가받은 채무변제계획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10년간 부채 500억 원을 나눠 갚게 돼 있었으나 이 중 84%에 달하는 420억 원을 조기 상환했다.

지난해 11월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을 아라리오 갤러리에 150억 원에 매각하고, 채무 일부를 출자 전환하는 등 회생 절차를 밟은 결과다. 남은 채무는 80억 원이다.

공간은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 선생이 1960년 세운 회사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등을 설계한 국내 대표적인 건축사사무소다.

하지만 양재동 화물터미널개발사업(파이시티)에서 설계 비용을 받지 못하는 등 국내외 건설 경기 악화와 잇단 프로젝트 중단 혹은 지연으로 타격을 받아 지난 2012년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8년 톰슨 로이터의 예술 인문학 분야 인용색인(A&HCI)에 등재돼 세계적인 학술지로 인정받은 월간지 ‘공간(SPACE)’은 지난해 3월 다른 매체에 발행권을 넘겼다. 1966년 창간한 김수근 선생이 “설사 등사판을 손수 긁는 한이 있더라도 발행하겠다”고 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던 잡지다.

무엇보다 김수근 선생이 1971년 설계한 공간 사옥도 매각해야 했다. 공간 사옥은 담쟁이넝쿨과 검은색 벽돌로 이뤄진 본관과 공간의 2대 대표인 건축가 고(故) 장세양이 증축한 유리 신사옥, 이상림 현 대표가 증·개축한 ‘ㄷ’자 형태의 한옥이 어우러져 국내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꼽힌다.

일부 언론에서 공간 사옥 매각을 두고 “공간이 부도났다”고 보도하는 바람에 신규수주가 중단되는 등 사업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회생 절차를 밟는 가운데 500명에 달하던 공간건축 직원은 80명으로 줄었다.

공간은 지난 1월 23일 수십 년간 머물던 원서동 공간 사옥을 떠나 중구 필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충무교회와 청도 한국코미디창작촌, 시몬스 본사와 물류센터 등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 양재파이시티사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 그동안 받지 못한 대금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남극 장보고 기지’를 비롯해 오는 8일 준공하는 광주야구장, 현재 공사 중인 대구야구장도 공간이 설계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공간 사옥의 새 주인이 된 아라리오 갤러리가 공간 사옥을 미술관으로 재개관하기 위한 준비를 공간 건축과 함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새로운 필동 시대를 열겠다”며 “남은 숙제는 한국 건축계에서 공간이 점한 위치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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