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
방송국 PD 출신인 안태근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 회장이 쓴 ‘이소룡 평전’은 곡절 많은 삶을 살다 33세에 우리 곁을 떠났던 리샤오룽의 인생을 차분하게 조명했다. 리샤오룽의 작품들을 정리하는 한편, 정창화 감독 등 그와 친분이 있었던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소소한 일상을 포착했다.
저자에 따르면 늘 죽음의 그림자를 감지했던 리샤오룽은 미신이나 민간신앙을 신봉했다. 그는 새로 지은 집이 풍수적으로 안 좋은 위치여서 “풍수가의 조언대로 지붕 위에 인간의 모형물을 세워놓기”도 했고, “여러 정황으로 죽음에 무척 신경을 썼으며 죽기 넉 달 전에 백만 달러짜리 생명보험을 들기도 했다”고 한다.
또 어린 시절부터 승부욕이 워낙 강했던 리샤오룽은 호전성 덕택에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이런 성정은 그를 “사회적 부적격자”로 이끌기도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친구 아니면 라이벌이었다…부정적으로 말해 이소룡은 사회생활 부적격자였고, 긍정적으로 말하면 자수성가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이었다.”
저자는 성인 시기의 데뷔작 ‘당산대형’부터 유작 ‘사망유희’까지 작품을 분석하고 당시 일화를 소개하는 한편, 한국과의 인연 등도 다룬다. ‘사망유희’의 내용상 배경이 된 곳은 한국의 법주사 팔상전이었다. 차이나하우스. 256쪽. 1만5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