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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도 교인도 “좋아요”…‘명량’ 또다른 흥행요인

불자도 교인도 “좋아요”…‘명량’ 또다른 흥행요인

입력 2014-08-24 00:00
업데이트 2014-08-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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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종교 속마음은 달라도 이구동성 ‘호평’에 단체관람까지

지난 7월24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총무원 관계자들과 함께 ‘명량’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단체 관람했다. 영화에는 이순신 장군을 돕는 승군들의 활약상이 나온다.

역대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며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명량’의 흥행에는 종교계의 관심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24일 “’명량’에 승군이 등장하기 때문에 불교계에서는 다른 영화보다 아무래도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오는 27일에는 서울 조계사에서 ‘호국의승의날 국가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연다. ‘호국의승의날’ 제정은 서산대사와 사명대사, 영규대사를 비롯한 승군들의 호국 활동을 국가 차원에서 기념하자는 것이다.

’명량’이 ‘괴물’의 한국영화 흥행 기록과 ‘아바타’의 역대 최고기록을 훌쩍 넘어 관객 1천700만 고지를 향해 내달리는 시점과 묘하게 겹친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각 교구본사와 이른바 ‘호국사찰’ 주지, 국회 정각회 소속 의원 등이 행사에 참석한다. 추진위는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국회 청원 등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노력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명량’에 관심이 많은 종교는 불교만이 아니다.

경기도 성남의 한 대형교회는 이달 초 청소년 수련회 때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명량’을 단체 관람했다. “내가 죽어야겠지”라는 대사로 대표되는 이순신 장군의 희생정신이 성경에 나오는 ‘밀알 정신’과 통하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는 구절이 나온다.

교회 관계자는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자신을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어 단체 관람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천주교는 낮은 곳을 지향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순신의 리더십을 연결지어 ‘명량’을 감상하는 분위기가 있다.

원불교는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를 비롯해 역대 종법사들의 법문에 이순신에 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소태산 태종사는 “이 충무공은 마음 쓰는 것이 도(道)가 있었다. 높은 자리에 있으나 마음에 넘치는 바가 없이 모든 군졸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였다. 나랏일이나 천하 일을 하는 사람들이 거울로 삼을 만한 분이다”라고 강조하곤 했다.

원불교 관계자는 “소태산 대종사는 공익을 위해 출가한 교무(성직자)의 마음 자세를 강조하면서 충무공을 예로 들어 무아봉공(無我奉公)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영화를 함께 보면서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리더십 부재를 자주 맞닥뜨리는 현실과 달리, 극한 상황에서도 결단력 있으면서도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리더십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명량’의 최대 흥행 비결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저마다 속사정은 다르지만 영화의 완성도나 작품성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는 종교계의 큰 관심과 우호적 분위기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든든한 지원군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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