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서 신라 최고승려 ‘국통’ 새겨진 비석조각 출토

삼척서 신라 최고승려 ‘국통’ 새겨진 비석조각 출토

입력 2014-10-06 00:00
업데이트 2014-10-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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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전리절터 시굴조사, 대규모 건물터에서 철제 자루솥·항아리 등 확인

신라시대 불교계 최고 승려를 지칭하는 ‘국통’(國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 조각이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 현장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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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흥전리사지 발굴
삼척 흥전리사지 발굴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폐사지 정비계획 일환으로 올해 시굴조사를 벌인 삼척 흥전리사지 구역 출토 국통(國統)명 비석 조각.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조계종 산하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스님)는 흥전리사지(寺址) 구역 중 2만7천938㎡를 지난 8월18일 이후 시굴조사한 결과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고려시대까지 번성했음을 보여주는 각종 건물터를 확인하고 ‘國統’명 비석 조각을 비롯한 통일신라~고려시대 각종 유물을 다수 수습했다고 6일 밝혔다.

’국통’은 현재로서는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통일신라시대 고승일 것으로 짐작된다.

승려 직책 중 하나인 국통은 기록에 의하면 신라 진흥왕 12년(551) 고구려에서 망명한 혜량(惠亮)을 임명함으로써 시작됐다. 선덕왕 때는 자장(慈藏)이 대국통(大國統)에 임명됐지만 이후 국통에 대한 기록이 전연 보이지 않다가 신라 하대 금석문 같은 데 두어번 보인다.

헌덕왕 9년(817)에 세운 이차돈(異次頓) 무덤 비석에 국통 혜륭(惠隆)이 보이고, 정강왕 원년(886)에 헌강왕의 명복을 빌고자 정원화엄경(貞元華嚴經)을 사경(寫經·베낌)할 때 이를 주관한 승려 관직으로 다시 국통이 보인다.

흥전리 절터에서 발견된 ‘국통’을 위해 세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 받침돌인 귀부(龜趺)는 이번 시굴조사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현재 위치가 원래 자리는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다른 수습 유물 중에는 꽃무늬를 선으로 새긴 청동제 장식, 당초문·연화문 등을 새긴 암·수막새, 일반건물에서는 보기 힘든 귀면와(鬼面瓦)와 곱새기와 등의 특수기와가 있는가 하면 다리가 세 개이면서 자루가 긴 철제 솥인 초두와 철제 항아리인 철호(鐵壺) 등이 있다.

조사단은 이런 성과로 보아 도계에서 피재(삼수령)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흥전리 사찰은 아직 명칭을 찾지는 못했지만 통일신라시대에는 국통이 머물렀으며, 각종 화려한 기와로 치장한 건물이 대규모로 들어설 정도로 위세를 과시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2013년 이래 1차 5개년 계획으로 시행 중인 ‘전국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사업’의 하나로 절터에 석재가 나뒹구는 삼층석탑 복원과 사역(寺域) 확인을 위해 실시됐다.

이번 시굴조사를 통해 동편에서 5개 이상의 건물터가 새로 확인됨으로써 이 절은 동원(東院)과 서원(西院)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이번에 드러난 동원 구역은 건물 사이를 배수로로 구분하는 밀집 평면 배치 양상을 보였다.

중심 사역을 이루는 서원에서는 좌우에 건물이 연이어 붙은 금당(金堂. 기단 중심 29.5m×10m)과 큰 돌을 5단 이상 채워 넣은 깊이 1.7m 정도의 방형 탑지(塔址·4.5m)가 확인됐다. 따라서 이 절은 탑 하나를 중심으로 금당과 그 좌우에 부속 건물들을 거느린 구조임이 드러났다.

이곳 출토 기와는 통일신라시대 선 무늬 계통과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어골문(魚骨文·생선뼈 모양)과 격자문 계통이 고루 보이는 점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번영하다가 고려시대에 폐기된 산지가람이었을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

조사단은 이번 조사 결과 2003년 도면을 통해 높이 356㎝로 추정한 이곳 석탑의 정확한 위치와 구조를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석탑재의 정밀 3D스캔을 통한 가상복원을 토대로 실제 석탑복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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