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강대국’ 중국의 비참한 ‘농민’

‘불완전한 강대국’ 중국의 비참한 ‘농민’

입력 2014-10-31 00:00
업데이트 2014-10-3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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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중국, 세계로 가다’ vs ‘중국 농민 르포’

“나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활동가에 불과하고 국제적 강대국은 아니라고 말하며, 진정한 강대국으로서의 권력은 다른 국가나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현대 중국 및 아시아 국제관계 분야의 권위자로 통하는 데이비드 샴보 미국 워싱턴대학 정치학 및 국제관계학 교수는 지난해 옥스퍼드대학출판부를 통해 출간한 신간 ‘중국, 세계로 가다’(원제 ‘China Goes Global’)에서 이렇게 자신했다.

최근 국내에서 번역된 이 책에서 샴보 교수는 각 분야에서 세계화 공세를 강화하면서 미국에 맞설 강대국으로 부상 중인 중국에 대해 많은 이가 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경계하는 것과는 달리 그런 생각이 과대평가에서 기인한다고 단언한다.

심지어 “중국은 결코 세계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세계 곳곳에 점점 더 광범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그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라고 하는가 하면 “세계 강대국으로서 중국이 지니고 있는 요소들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취약하고 일관되지 못하다”고 혹평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정체성·외교·글로벌 거버넌스·경제·문화·안보의 6가지 분야로 나누어 중국의 부상과 세계화 전략을 분석한다.

예컨대 외교 분야에서 중국은 활발하게 활동하는 듯하지만, 국제적인 사안을 주도하지도 않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지도 않는다. 대신 위험을 기피하고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려 한다. 국내 경제 발전에만 정신이 팔리고 집권 공산당의 이미지와 장기집권을 도모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제사회의 리더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관광 및 미술품 구입에서 강세를 주도하지만 국제 원조 프로그램은 미미하다. 그들의 경제 모델은 해외에 전파가 가능하지도 않다고 한다.

그 결과 저자는 “중국이 본질적으로 자국의 이익과 세력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매우 편협하고 이기적이며 현실적인 국가”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래서 중국을 책 부제와 같이 ‘불완전한 강대국’(Partial Power)이라고 정의한다. 아산정책연구원, 박영준·홍승현 옮김, 544쪽, 2만원

그런 점에서 어쩌면 거의 동시기에 국내 번역된 ‘중국 농민 르포’는 샴보 교수가 말한 불완전한 강대국 중국을 뒷받침하는 현상 혹은 증거의 하나일 수도 있다.

중국의 르포 작자들인 천구이디와 우춘타오 부부가 쓴 이 책은 중국에서는 2004년 ‘중국농민조사’(中國農民調査)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지만 곧바로 금서 처분을 받고는 해적판으로 1천만부 이상이 판매되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들은 3년에 걸쳐 중국 농업 중심지인 안후이성 전역 농촌 곳곳을 탐사하면서 목격한 비참한 농민 생활을 고발했다. 농업의 저수익성, 농촌의 황폐, 농민의 빈곤이라는 삼농(三農)문제의 심각성을 알린 것이다.

저자들은 현대 중국이 마오쩌둥의 농민을 기반으로 하는 공산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있지만, 실제는 농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화 정책을 견지하며 권력자들은 각종 불법적 수탈과 불법 감금 등을 자행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들은 이런 농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개혁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와 ‘법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쩌면 샴보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중국이 진정한 세계 강대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샴보 교수가 현재의 중국을 혹평했지만, 이들 부부는 그래도 희망을 본다. 중국을 개혁하고자 하는 중국 내부의 다양한 운동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길, 박영철 옮김, 526쪽, 2만8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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