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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약탈당한 줄 알았던 국보 지광국사탑 사자상,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수십년 묻혀있었다

(단독) 약탈당한 줄 알았던 국보 지광국사탑 사자상,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수십년 묻혀있었다

김승훈 기자
입력 2016-03-16 19:14
업데이트 2016-03-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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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도난, 반출됐던 것으로 알려진 국보 제101호 강원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사자상이 수십 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묻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탑 주위에 가설 덧집을 설치하면서 전면 해체 및 복원 작업에 들어간 지광국사탑을 사자상까지 포함해 원형 그대로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해체 및 재건립 이후 촬영된 지광국사탑 기단 귀퉁이에는 사자상이 또렷이 보인다(왼쪽). 현재 경복궁 경내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세워져 있는 지광국사탑에는 원래 있어야 할 사자상은 없고 원형의 홈만 남아 있다(오른쪽). ‘미술자료’ 제87호에 수록된 논문·문화재청 제공
일제강점기인 1932년 해체 및 재건립 이후 촬영된 지광국사탑 기단 귀퉁이에는 사자상이 또렷이 보인다(왼쪽). 현재 경복궁 경내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세워져 있는 지광국사탑에는 원래 있어야 할 사자상은 없고 원형의 홈만 남아 있다(오른쪽).
‘미술자료’ 제87호에 수록된 논문·문화재청 제공
 16일 문화재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광국사탑 전면 해체, 복원을 앞두고 지난해 8월 탑 이전 연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광국사탑 사자상이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해 6월 간행된 중앙박물관 정기간행물 ‘미술자료’ 제87호에 실린 논문 ‘법천사 지광국사 현묘탑에 대한 기초적 검토’에서 ‘2013년 사자상 보존처리를 진행했다’는 구절을 본 것. 중앙박물관은 2013년 사자상을 수장고에서 찾았으면서도 문화재청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들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보존처리 과정에서 자문조차 구하지 않는 등 부실한 문화재 관리 실태를 드러냈다.

최근 사자상의 존재를 알게 된 일부 문화재 관계자들은 “그동안 사자상이 국내에 없는 걸로 알았다”면서 “정부는 물론 전문가들도 사자상을 말할 땐 도난·약탈됐다고 표현해 왔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복수의 문화재 전문가는 “사자상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일본으로 도난당해 반출된 이후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광국사탑은 원래 기단 네 모서리에 사자상이 있었지만 도난당했다”며 문화재 도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청은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로부터 보고를 받고 홈페이지 내 문화재 검색 소개란의 지광국사탑과 관련해 ‘기단의 네 귀퉁이마다 1마리씩 놓여 있던 사자상은 일찍이 도둑을 맞아 지금은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다’에서 ‘기단 네 귀퉁이에 사자상이 1구씩 배치돼 있었으나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로 바꾸었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6·25 때 탑이 폭격을 맞아 훼손된 이후 사자상을 떼어내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했던 것 같다”면서 “‘미술자료’는 전공자나 궁금한 이들도 찾아보는 정기간행물이라 굳이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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