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부끄러울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집필을 계속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박진성 시인이 고은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하는 글을 썼다.
박진성 시인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이자 방관자”라며 “지난날의 제 자신을 반성하고 증언한다”며 글을 시작했다.
박진성 시인은 고은 시인의 성추행이 지난 2008년 4월 C대학교에서 주최한 강연회 이후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박 시인은 “당시 H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 K로부터 이 자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고En(고은)을 만날 수 있는데다 뒤풀이도 있다고 들어 전날 밤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고 떨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후 5시 술기운에 취해서였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고En 시인이 참석자 중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의 손을 만지기 시작했고 팔을 만지고 허벅지를 만졌다. 당시 20대였던 여성은 고En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 만으로 그런 ‘추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성 시인은 K교수에게 “안 말리고 뭐하는 것이냐”라고 말했지만 K교수는 “가만히 있으라”고 답했다. 박 시인은 “K교수에게 밉보일가 두려웠고 문단의 대선배 고En 시인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면서 “고은 시인이 여성 3명 앞에서 지퍼를 열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흔든 뒤 자리에 다시 앉아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박진성 시인은 “2018년 ‘30년 전 격려 차원에서 그랬다’는 고En 시인의 변명을 보고 또 한 번 경악했다.‘부끄러울 일 안 했다, 집필을 계속하겠다’는 고En 시인의 입장 표명을 보고 다시 참담함을 느꼈다”면서 “그의 추행과 희롱을 보고 겪은 시인만 적게 잡아 수백 명이 넘는다. 문단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왜 노(老) 시인은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강조했다.
또한 박진성 시인은 “고En 시인에 대한 증언은 정말 수도 없이 많다. 그는 이 세계의 왕이자 불가침의 영역이자 신성 그 자체였다. 고En 시인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며 이를 묵살하지 말기를 바란다. 저 역시 방관자로서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쓴다”고 끝맺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12월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를 통해 시 ‘괴물’을 발표했고, 시에 등장하는 ‘En선생’이 고은 시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기사 ▶‘괴물’ 시엔 “노벨상 후보 En선생” 최 시인은 지난달 27일 1992년 겨울에서 1994년 봄 사이 서울 탑골공원 인근 한 술집에서 가진 선후배 문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고은 시인이 저지른 추태를 고발하는 글을 동아일보에 기고했다. 그러나 이 글에는 반박글도 올라왔다. 해당 술집 여주인으로 알려진 한모씨는 자신의 SNS에 글을올려 “최 시인이 언급한 고은 시인은 그런 부류가 아닌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시인 고은의 성추행 #미투에 반박하는 ‘술집 마담’ 화제의 글
일각에서는 고 시인이 한 달 가까이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오다 외국 언론을 통해 첫 입장을 밝힌 것은 노벨상 후보로서 해외 여론의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고은 시인은 수원시에서 마련한 ‘문화향수의 집’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그의 서재를 본따 만든 ‘만인의 방’의 철거 결정을 내렸고 교육부 등에서는 교과서에 실린 그의 시들을 삭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는 오는 3월 10일 이사회를 통해 고은 시인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 및 처리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고은 시인.
연합뉴스
연합뉴스
박진성 시인은 고은 시인의 성추행이 지난 2008년 4월 C대학교에서 주최한 강연회 이후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박 시인은 “당시 H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 K로부터 이 자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고En(고은)을 만날 수 있는데다 뒤풀이도 있다고 들어 전날 밤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고 떨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후 5시 술기운에 취해서였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고En 시인이 참석자 중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의 손을 만지기 시작했고 팔을 만지고 허벅지를 만졌다. 당시 20대였던 여성은 고En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 만으로 그런 ‘추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성 시인은 K교수에게 “안 말리고 뭐하는 것이냐”라고 말했지만 K교수는 “가만히 있으라”고 답했다. 박 시인은 “K교수에게 밉보일가 두려웠고 문단의 대선배 고En 시인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면서 “고은 시인이 여성 3명 앞에서 지퍼를 열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흔든 뒤 자리에 다시 앉아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박진성 시인은 “2018년 ‘30년 전 격려 차원에서 그랬다’는 고En 시인의 변명을 보고 또 한 번 경악했다.‘부끄러울 일 안 했다, 집필을 계속하겠다’는 고En 시인의 입장 표명을 보고 다시 참담함을 느꼈다”면서 “그의 추행과 희롱을 보고 겪은 시인만 적게 잡아 수백 명이 넘는다. 문단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왜 노(老) 시인은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강조했다.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한다는 박진성 시인의 페이스북 글.
앞서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12월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를 통해 시 ‘괴물’을 발표했고, 시에 등장하는 ‘En선생’이 고은 시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기사 ▶‘괴물’ 시엔 “노벨상 후보 En선생” 최 시인은 지난달 27일 1992년 겨울에서 1994년 봄 사이 서울 탑골공원 인근 한 술집에서 가진 선후배 문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고은 시인이 저지른 추태를 고발하는 글을 동아일보에 기고했다. 그러나 이 글에는 반박글도 올라왔다. 해당 술집 여주인으로 알려진 한모씨는 자신의 SNS에 글을올려 “최 시인이 언급한 고은 시인은 그런 부류가 아닌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시인 고은의 성추행 #미투에 반박하는 ‘술집 마담’ 화제의 글
일각에서는 고 시인이 한 달 가까이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오다 외국 언론을 통해 첫 입장을 밝힌 것은 노벨상 후보로서 해외 여론의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고은 시인은 수원시에서 마련한 ‘문화향수의 집’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그의 서재를 본따 만든 ‘만인의 방’의 철거 결정을 내렸고 교육부 등에서는 교과서에 실린 그의 시들을 삭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는 오는 3월 10일 이사회를 통해 고은 시인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 및 처리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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