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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은 조선족”…조선족 사장이 남긴 ‘황당’ 답글

“윤동주 시인은 조선족”…조선족 사장이 남긴 ‘황당’ 답글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2-23 19:30
업데이트 2022-02-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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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족 후기에 사장이 남길 답글

윤동주 시인의 졸업사진. 연합뉴스
윤동주 시인의 졸업사진. 연합뉴스
사장이 남긴 답변에 韓 네티즌 ‘분노’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이라는 주장이 일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제기됐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 따르면 한 음식점 사장이 독립운동가인 윤동주(1917∼1945)를 ‘조선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중국인들은 “윤동주는 중국인 조선족이 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글에 따르면 손님은 후기에 “모르겠다. 콴분(중국 넓적 당면)만 너무 많고 주문한 목이버섯이 별로 없다”며 “대표가 중국인인지 모르고 시켜 먹었다”라고 적었다.

그러자 사장 A씨는 “저희 매장에서는 가격이 표시되는 전자저울로 재료를 측정하는 거라 규정에 맞는 일정한 양을 넣어 드렸다”라며 “빈정 상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희는 재한 중국 동포다”면서 “일제 강점기에 잃어버린 나라를 찾으려고 만주로 건너간 170만 혁명 열사 후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이했지만 조선족은 민족의 정체성을 없애려는 중국 정부에 맞서 시위하다가 입국이 정지됐다. 국가 정치적인 문제로 힘겹게 살아가는 조선족이 이번 사태의 희생양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이라는 주장이 일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이라는 주장이 일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문제는 A씨가 답변 말미에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언급하며 “일제강점기에 짧게 살다 간 젊은 시인 조선족 윤동주. 고향은 북간도로, 현 중국 길림성 룡정시”라고 주장했다.

‘서시’(序詩)와 ‘별 헤는 밤’으로 유명한 윤동주 시인은 평양과 서울, 일본에서 활동하며 모든 작품을 한글로 쓴 한국의 대표적 민족저항 시인이다. 일본에서는 ‘서정시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학계는 윤 시인이 조선인으로서 민족적 정체성이 뚜렷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간도의 함경도 이주민 후손 집안에서 태어난 윤 시인은 고향은 물론 조선과 일본에서도 공부했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검거됐다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여덟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조국에 대한 윤 시인의 깊은 고뇌와 사랑은 그의 작품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이라는 주장은 지난해부터 중국인들 사이에서 제기된 거짓 정보다.
중국 바이두 백과사전에 윤동주 시인의 국적이 ‘중국(中國)’으로, 민족은 ‘조선족(朝鮮族)’으로 표기된 모습. 2021.12.30 서경덕 제공.
중국 바이두 백과사전에 윤동주 시인의 국적이 ‘중국(中國)’으로, 민족은 ‘조선족(朝鮮族)’으로 표기된 모습. 2021.12.30 서경덕 제공.
“윤동주는 조선족”…중국 바이두, 국적 정정 1년째 거부
실제로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에는 윤 시인의 국적이 중국, 민족은 조선족으로 표기돼 있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두 차례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여전히 시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가 시인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왜곡하고는 시정 요구를 1년째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1년 전 바이두에 국적과 민족 표기 왜곡을 지적했는데, 아직도 그대로라서 다시 항의 메일을 보냈다”면서 “올바르게 바뀌는 그 날까지 바이두 측과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 한해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더 심해졌다”면서 “김치, 삼계탕, 한복, 갓 등 대한민국 전통문화를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독립운동가들의 ‘국적’과 ‘민족’을 바이두에서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두는 항일의사 이봉창과 윤봉길의 민족을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12년 지린성 옌변 조선족자치주 룽징에 있는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마을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는 비석을 세웠다.

서 교수는 “입구 표석에 ‘중국조선족애국시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기 나라를 사랑한다는 뜻의 애국인데 표석에는 중국을 사랑한 조선족 시인이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한복을 중국의 조선족 복장으로 소개하는 바이두 백과사전. 2021.12.30 서경덕 교수 제공
한복을 중국의 조선족 복장으로 소개하는 바이두 백과사전. 2021.12.30 서경덕 교수 제공
바이두는 한복을 ‘조선식 복식’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바이두는 “한복은 ‘한푸’에서 기원했다”, “조선식 복식은 중국 조선족의 전통 민속으로, 중국 국가급 무형 문화재 중 하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일각에서는 한복이 자신들의 전통 의상인 한푸에서 나온 것이라는 이른바 ‘한복 공정’ 주장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한복에 김치에 윤동주 시인까지 중국인?”, “윤동주 시인은 건드리지 말자”, “도대체 어디까지 갈 건지”, “윤동주 시인은 한국인이다”등 반응을 보였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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