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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기다린 ‘열망’…송골매, 다시 날아오르다

40년 기다린 ‘열망’…송골매, 다시 날아오르다

김정화 기자
입력 2022-09-12 14:20
업데이트 2022-09-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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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구창모 38년 만에 의기투합
“감회 새로워” “살 떨릴 정도로 흥분”
부산·대구·광주·인천 등 전국 투어

그룹 송골매의 배철수(왼쪽)와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송골매의 배철수(왼쪽)와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갑습니다. 송골매입니다. 40년 만에 송골매로 구창모하고 함께 섰습니다. 감회가 새롭다 그래야 되나….”(배철수)

“살이 떨릴 정도로 흥분됩니다. 저희가 한무대를 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구창모)

“제가 된다 그랬잖아요.”(배철수)

1980년대 전설적인 밴드 송골매가 다시 날아올랐다.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시작한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 첫날, 송골매 멤버로 다시 한 자리에 서게 된 배철수, 구창모는 무대 양쪽에서 등장해 하이파이브를 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1984년 4집 이후 구창모가 팀을 탈퇴한 지 38년, 배철수가 1990년 9집을 끝으로 밴드 활동을 중단한 지 32년 만이다. 각자 대학 밴드 동아리를 하다 팀을 결성한 둘은 1980년대 송골매의 아이콘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휴식이 길었다. 그간 배철수는 라디오 DJ, 구창모는 사업가로 활동하며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그룹 송골매의 배철수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송골매의 배철수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각각 검은 가죽 점퍼와 흰 재킷에 80년대 청춘의 상징인 청바지를 입고 나타난 배철수, 구창모는 마치 4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치렁치렁한 검은 장발은 어느새 백발이 되었고, 눈가엔 주름이 패였지만 가슴을 뜨겁게 울리는 열정은 그 시절 그대로였다.

송골매를 상징하는 커다란 날개 모양 무대에서 히트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여라’로 힘차게 포문을 열어젖힌 이들은 3시간가량 이어진 무대를 마음껏 쥐락펴락했다. 이날만 기다렸다는 듯 ‘처음 본 순간’, ‘빗물’,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세상만사’, ‘모두 다 사랑하리’ 등 모두 27곡을 줄줄이 열창했다.
그룹 송골매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을 마치고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송골매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을 마치고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배철수, 구창모 ‘투샷’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주듯 둘의 ‘티키타카 입담’은 큰 웃음을 줬다. 배철수는 항공대 밴드 활주로를 이끌던 1978년, TBC 해변가요제에서 홍익대 밴드 블랙테트라의 구창모와 만났던 시절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고 돌아봤고, 방송 사상 최악의 사고로 꼽히는 1983년 KBS ‘젊음의 행진’ 감전 사고 얘기도 털어놨다.

“‘그대는 나는‘을 부르려고 하는데, 그때 누가 마이크를 비뚤게 놨어요. 그냥 노래하면 되는데 제가 성격이 반듯하다 보니 똑바로 놓으려고 잡았다가 감전이 된 거죠. 그때 갔으면(사망했으면) 오늘 공연도 안 됐을 것 아닙니까. 동영상 사이트에서 그 영상이 돌아다니는데, 10년 넘게 못 봤어요. 이제는 끝까지 부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룹 송골매의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송골매의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철수는 “구창모가 이번 공연을 위해 매일 25층 높이의 집에 계단으로 걸어 올라갈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고 하다가도 “송골매를 배신하고 나갔다”는 짓궂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구창모 역시 배철수와의 첫 만남을 “일주일 동안 감지 않은 듯한 장발을 보고 ‘뭐야’ 하며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고 말하는가 하면, 러시아에서 사업하던 시절 매일 현지 노래방을 찾아 송골매 노래를 부르며 외로움을 달랬다고 밝혀 감동을 자아냈다.

공연 중간중간 둘은 서로 대화를 주고받듯 독무대를 갖고 솔로곡도 선보였다. 특유의 미성을 자랑하는 구창모가 ‘방황’, ‘희나리’, ‘아득히 먼 곳’을 부를 때 무대는 아련한 발라드에 빠져들었고, 배철수의 허스키하면서도 장난스런 음색은 ‘이 빠진 동그라미’,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과 착 어우러졌다.
그룹 송골매의 배철수(왼쪽)와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송골매의 배철수(왼쪽)와 구창모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열망’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장을 찾은 약 1만명의 관객 역시 세월을 거슬러 추억의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했다. 배철수가 “오늘 보니 한국 록 콘서트 중 관객 연령이 가장 높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자 객석에선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뜨거운 열망이 가득했던 10대, 20대 때로 함께 돌아가보자”는 말엔 커다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송골매는 11, 12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 전국 투어를 한 뒤 내년 초 미국 공연도 한다. 앞서 배철수가 “미국 공연까지 마치면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기에 이번 투어는 둘이 함께 하는 마지막 공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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