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숲해설가가 궁궐 곳곳의 사연 들려줘
창경궁은 ‘숲의 궁궐’이다. 5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목들, 1910년대 이후 심겨진 나무들, 후원에 뿌리를 내린 160여종의 휘귀한 수종들로 가득하다.1484년 조선 9대 임금 성종이 세운 창경궁은 왕실 가족의 생활 공간으로 쓰이며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다. 19대 임금 숙종의 후궁인 장희빈이 사약을 받은 곳이기도,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비극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1911년 창경원으로 격하되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궁궐 가운데 가장 많은 건물이 파괴됐다. 1983년 복원 공사로 일부는 복원됐지만 아직 복원되지 않은 많은 건물 터엔 나무들이 대신 뿌리를 내렸다. 이 때문에 호젓하게 산책하며 왕실의 자취와 전통 조경을 감상하기 맞춤한 공간이다.
숲 해설가의 해설 코스는 요일별로 다르다. 토요일은 홍화문 금천 부근의 매화, 앵두나무, 연리목, 춘당지 주변의 백송과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매주 일요일은 국보 제249호 ‘동궐도’(東闕圖)에 남아 있는 선인문 앞의 회화나무, 관천대 부근의 버드나무 등을 둘러본다.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3-2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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