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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브랜드를…‘지킨 자’들의 공간 DDP [명품톡+]

국가를, 브랜드를…‘지킨 자’들의 공간 DDP [명품톡+]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3-06 15:04
업데이트 2022-03-0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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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전시 공간 DDP, 임시정부 환국 환영 집결 장소

환국 77주년·창립 101주년…각자에게 다른 ‘땅의 의미’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디지털 레거시를 공유한 구찌 전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내부(왼쪽), 중국 상해 프랑스 조계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오른쪽). 프랑스는 자유·평등·박애 등 혁명정신을 중시해 독립운동에 우호적이었다. 임정은 이에 따라 1919년 4월 수립부터 1932년 4월까지 이곳에서 활동했다. 프랑스 혁명정정신은 “자유민의 친구이자 자연적 동맹”이었다. 프랑스는 이런 정신을 가진 독립운동 친화노선을 펴는 것이 자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강민혜 기자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디지털 레거시를 공유한 구찌 전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내부(왼쪽), 중국 상해 프랑스 조계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오른쪽). 프랑스는 자유·평등·박애 등 혁명정신을 중시해 독립운동에 우호적이었다. 임정은 이에 따라 1919년 4월 수립부터 1932년 4월까지 이곳에서 활동했다. 프랑스 혁명정정신은 “자유민의 친구이자 자연적 동맹”이었다. 프랑스는 이런 정신을 가진 독립운동 친화노선을 펴는 것이 자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강민혜 기자
패션 업계 속설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대중화되면 망한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죠. ‘일상에서 입는 등산복’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노스페이스·‘포마드에 클러치·회색 카디건’으로 통하는 톰브라운·‘구찌 탬버린백’의 그 구찌가 속설의 대표적 반증입니다.

주춤했던 노스페이스는 다시 ‘클래식’ 패딩 라인으로 살아났고 톰포드는 여전히 톰포드입니다. ‘10대까지 드는 걸 보니 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던 구찌는 MZ세대의 지지를 업고 나는 중이죠. 명품 소비층을 확장했다는 평까지 듣습니다.

● 레거시+혁신=이상향?
구찌 매출 상승의 주역은 내부 디자이너에 불과했던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입니다. 미켈레는 지난 2015년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후 과감한 원색·커다란 로고를 내세우며 구찌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구찌 내의 고루한 디자인으로 평가받던 레거시를 버리지는 않되 그 위에 ‘볼드’한 색감을 넣은 게 주효했습니다. ‘크고 튀는 남들과는 다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지갑을 열었는데요.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한 이후 구찌는 연간 40~50% 성장세를 기록했죠.

레거시와 혁신의 조합이란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이상향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 구찌가 이번에도 참 영리한 선택을 했죠. 이달 4일 시작한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미켈레의 지난 6년간 레거시를 내세웁니다.

미켈레가 영감받아 만들었던 홍보영상 즉 ‘아트워크’들을 전시하는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을 통해서인데요. 인터넷으로 미리 입장을 신청한 후 디자인 박물관에서 무료 관람 가능합니다.

현장에서 구찌 굿즈를 구매하거나 마이구찌에 등록 후 엽서를 무료로 받을 수 있죠. 굿즈 가격은 6만원부터 40만원대까지 다양합니다. 

● DDP서 환영했던 조상들
서대문구에서 다시 만난다

아시나요. 77년 전 DDP 땅 위도 무언가를 환영하는 인파로 북적였습니다.

임시정부가 환국한 해는 1945년입니다. 같은해 12월 1일, 임시정부 환국봉영회가 열린 장소가 현재의 DDP 위치입니다. 같은해 12월 19일 서울운동장, 즉 현재의 DDP에 국민 15만명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임시정부 인사들을 반기는 행사였죠.

아실 겁니다. 독립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요. 중국에 있던 임시정부 요인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도 말입니다. 김구 선생도 임시정부 요인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환국을 허락받아야 했으니 말이죠.

이달 1일 서울 서대문구에도 새로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들어선 건데요. 4층 규모의 이 기념관은 아직 카페·기념품숍 등의 완성은 멀었지만 그런대로 손님을 받을 준비가 됐습니다.

기념관이 서대문형무소 옆에 들어선 것도 눈여겨볼 만하죠. 절망에서 희망으로 상징적인 장소가 될 거란 설렘에서요. 4층에선 임시정부가 환국한 것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도 진행 중입니다.

● 국경 의미 없는
‘격변의 시대’

올해는 구찌 창립 101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데요. 미켈레의 디지털 친화 혁신은 또 어디로 구찌를 이끌어 갈지 궁금해집니다.

2022년은 임시정부가 돌아온지 77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 분들은 아셨을까요. 임시정부를 환영했던 인파 속 그 분들 말입니다. 

77주년이 흘러 서울운동장이 용어도 생소한 DDP가 되고 그 위에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가 한국인에게 구애하며 전시를 열었습니다. ‘양이들이 조선인에게 구애를 한다니 천지개벽할 일이구나’ 하실 듯도 합니다. 그야말로 격변이라고 하시겠네요.
미디어 아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찌 전시 컨트롤룸(왼쪽), 임시정부는 3·1운동 이후 여러 방식으로 그렸던 태극기를 1942년 ‘국가 양식 일치안’으로 통일했다(오른쪽). 강민혜 기자
미디어 아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찌 전시 컨트롤룸(왼쪽), 임시정부는 3·1운동 이후 여러 방식으로 그렸던 태극기를 1942년 ‘국가 양식 일치안’으로 통일했다(오른쪽). 강민혜 기자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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