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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블핑도 내 작품에 영감 줘요”

“BTS·블핑도 내 작품에 영감 줘요”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22-03-16 01:36
업데이트 2022-03-16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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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첫 亞 개인전 여는 이안 쳉

올 리움미술관 첫 전시 포문 열어
AI·게임 결합 가상생태계 만들어
무의식 세계·인간 성장과정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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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중국계 미국 작가 이안 쳉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무의식에 끊임없이 말을 걸고 싶다”면서 “한국 관람객들이 미술과 기술뿐만 아니라 작품에 담긴 철학적 질문도 잘 이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움미술관 제공
한국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중국계 미국 작가 이안 쳉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무의식에 끊임없이 말을 걸고 싶다”면서 “한국 관람객들이 미술과 기술뿐만 아니라 작품에 담긴 철학적 질문도 잘 이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움미술관 제공
“인공지능(AI)이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새롭게 재정의하게 됩니다. 인간에 대해 더 알아 가는 과정인 셈이죠.”

올해 리움미술관 첫 전시의 포문을 연 ‘AI 예술가’ 이안 쳉(38) 작가는 예술에 AI를 접목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AI와 게임 엔진으로 가상 생태계를 만들어 인간 의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아시아 첫 개인전 ‘이안 쳉: 세계건설’ 개막에 맞춰 최근 내한한 작가는 “제 작품에는 미술과 기술뿐만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이 담겨 있는데, 한국 관람객들이 이 부분도 잘 이해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를 좋아한다는 작가는 한국 엔터테인먼트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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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신경계에 심겨진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이안 쳉 작가의 애니메이션 ‘밥(BOB) 이후의 삶:찰리스 연구’. 리움미술관 제공
AI가 신경계에 심겨진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이안 쳉 작가의 애니메이션 ‘밥(BOB) 이후의 삶:찰리스 연구’.
리움미술관 제공
“한국은 예술에 힘이 있다는 믿음이 있는데, 그 점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어요. 예를 들어 카를 융 이론의 영향을 받은 BTS의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내면을 성찰하고 심리적인 면을 돌아보게 되죠.”

오는 7월 3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인 ‘사절’ 3부작을 비롯해 ‘밥’(BOB), ‘밥(BOB)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까지 가상 세계를 활용한 그의 작품을 아우른다. 특히 국제 미술계에 그의 이름을 알린 ‘사절’은 가상의 생태계 속에서 AI를 가진 등장인물들이 주변 환경과 교류하는 과정을 세 편의 라이브 시뮬레이션 영상으로 보여 준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사절’이 임무에 성공하거나 실패하면 그 게임이 끝나고 새로운 판이 시작된다.

작가는 결론을 알 수 없는 이 작품을 “영원히 플레이되는 비디오 게임”에 비유하면서 “아무리 단순한 생명체라도 불확실성이 있고, 그로 인해 복잡성이 나타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뱀을 닮은 인공 생명체 ‘밥’은 서로 다른 욕구와 신념을 지닌 여러 개의 AI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AI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면서 인간 의식의 작동 방식을 구현한다. ‘밥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는 AI ‘밥’이 신경계에 심겨진 소녀 찰리스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저 역시 부모님께 지나친 독립성을 부여받았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 인생의 각본이 주어지고 자신도 모르는 채 그에 따라 살게 되잖아요. AI를 활용해 무의식의 세계와 인간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인터랙티브 기능인 ‘월드워칭 모드’를 사용해 관객들이 영상 속에 구현한 세계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동화책을 읽어 줄 때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두 살배기 딸에게 영감을 얻었다.

“저는 작가로서 사람들의 무의식에 끊임없이 말을 걸고 싶습니다. 물론 기술 자체가 작품의 주제가 돼서는 안 되겠지만,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통적인 이슈나 삶의 도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이은주 기자
2022-03-1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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