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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지구 160바퀴 돌고 돌아… 다시 고국 땅 밟은 조선의 유물들

10년간 지구 160바퀴 돌고 돌아… 다시 고국 땅 밟은 조선의 유물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07-06 18:14
업데이트 2022-07-0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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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10주년 기념
해외서 찾아낸 유물 40여점 전시
문화재 중 日 44%·美 25% 차지
“이번 전시 제2의 출발점 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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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 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 문화재청 제공
환수 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
문화재청 제공
작고 힘이 없던 나라 조선은 많은 것을 빼앗겼다. 특히 왕실 물건일수록 불법 유출이 잦았다. 동양의 신비로운 나라는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했다. 한국을 다녀간 이들이 한국을 알리기 위해 또는 기념하기 위해 가져간 물건도 많았다. 어떤 것은 선물로 먼 길을 떠났고, 어떤 것은 거래를 통해 낯선 주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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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 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조선 임금의 글씨를 탁본해 엮은 책 ‘열성어필’.  문화재청 제공
환수 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조선 임금의 글씨를 탁본해 엮은 책 ‘열성어필’.
문화재청 제공
제각각의 사연 속에 집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유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7일부터 9월 25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이제껏 환수된 784점(기증 680점, 매입 103점, 영구대여 1점)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40여점을 소개하고 문화재가 돌아오는 여정을 되짚어 본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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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 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문인석. 문화재청 제공
환수 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문인석.
문화재청 제공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와 지난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 ‘백자동채통형병’ 등 유물 3건이 최초 공개됐다. ‘나전 매화…’는 조선 후기 나전 상자로, 제작 수준이 높고 보존 상태가 양호해 연구 등의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조선 임금들의 글씨를 탁본해 엮은 ‘열성어필’도 보존 상태가 좋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자동채통형병’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스탠리 스미스(1876~1954)가 소장했던 것으로 문화재 반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그간 언론에만 공개됐던 ‘독서당계회도’(2022년 미국 환수), ‘면피갑’(2018년 독일 환수) 등 6건도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 관람객과 만난다.

환수 문화재의 상당수는 해외 경매에 올라온 것을 재단에서 구입한 것이다. 국새 등 왕실 유물은 접근이 제한됐던 만큼 불법 반출이 많아 개인 기증, 정상회담을 통해 일부가 돌아올 수 있었다. 조선 사대부 묘에 세워졌던 것으로 보이는 문인석 1쌍은 1980년대 이를 구입한 독일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 불법 반출을 인지하고 스스로 반환했다. 고종이 근대 화폐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발행한 호조태환권 원판처럼 6·25전쟁 때 불법 반출됐다가 한미 수사 공조를 통해 환수된 경우도 있다.

민간기업도 힘을 보탰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현재까지 68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라이엇게임즈의 지원으로 환수한 5점 중 조선 왕실 관련 인장 ‘중화궁인’(重華宮印) 등 3점이 이번에 전시된다.

올해 1월 기준 파악된 국외소재 문화재는 25개국 21만 4208점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식민 지배를 했던 일본이 전체의 44.04%, 교류가 많았던 미국이 25.3%를 차지한다. 김계식 재단 사무총장은 “재단 직원들이 문화재 환수 등을 위해 지난 10년간 비행한 거리는 629만㎞로 지구 160바퀴, 달나라 왕복 8.3회에 해당한다”며 “이번 전시를 ‘제2의 출발점’으로 삼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2022-07-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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