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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다시 이중섭을 기리다...이중섭이 그리다

제주, 다시 이중섭을 기리다...이중섭이 그리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2-09-07 11:32
업데이트 2022-09-0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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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100주년 기념 전시때 이중섭미술관에 보내온 친필 메시지. (여러분께 그리고 아고리에게. 저는 고인이 된 남편 이중섭을 지금도 ‘아고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고리가 살아있었다면 올해로 백 살, 저도 아흔 다섯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한국 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고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고리에게 사랑받은 저와 아들들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고마워요, 아고리. 2016년 6월 12일 야마모토 마사코) -이중섭미술관 제공
이중섭 100주년 기념 전시때 이중섭미술관에 보내온 친필 메시지.
(여러분께 그리고 아고리에게. 저는 고인이 된 남편 이중섭을 지금도 ‘아고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고리가 살아있었다면 올해로 백 살, 저도 아흔 다섯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한국 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고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고리에게 사랑받은 저와 아들들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고마워요, 아고리. 2016년 6월 12일 야마모토 마사코)
-이중섭미술관 제공
1956년 9월 6일, 나이 마흔살에 요절한 천재화가 이중섭을 기리는 특별전이 제주에서 다시 열린다.

서귀포시는 올해 이중섭미술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시리즈 전시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이중섭특별전 2부 ‘정직한 화공, 이중섭’ 전시를 이중섭 화가의 기일인 지난 6일 시작해 내년 2월 26일까지 상설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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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이중섭 화가의 유품인 팔레트를 기증하는 모습.
2012년 11월 이중섭 화가의 유품인 팔레트를 기증하는 모습.
#정직한 화공 이중섭의 유화, 드로잉 등 18점 소개

이번 전시는 상반기 진행된 1부 전시 ‘청년 이중섭, 사랑과 그리움’에 이어 개최되는 전시로, 이중섭미술관이 지난 20년간 기증과 구입을 통해 확보한 이중섭 원화 소장품 60점을 모두 소개하기 위한 시리즈 전시 중 마지막 2부 전시이다.

지난 1부에서는 이중섭과 연인 이남덕(야마모토 마사코) 여사와의 사랑의 연서(戀書)인 엽서화, 가족에 대한 이중섭의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은지화와 편지화를 소개했다면, 이번 2부 전시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림에서 손을 떼지 않았고, 그림 재료의 선택에 있어서 어떠한 구애도 받지 않고 치열하게 작업했던 정직한 화공 이중섭의 유화, 수채화, 드로잉 등 18점을 소개한다.

그가 제주 서귀포에 머문 기간은 불과 1년. 그는 서귀포 피난 시절 바닷가 게를 너무 많이 잡아먹어 미안한 마음에 게를 그리기 시작했을 만큼 어렵게 살았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게, 가족, 아이들, 물고기 등 서귀포 관련 소재들은 결국 작품으로 승화됐다. 이번 전시되는 1951년 서귀포에서 그린 ‘섶섬이 보이는 풍경’, 서귀포의 추억을 연상시키는 ‘해변의 가족’, ‘환희’, ‘아이들과 끈’, ‘여인과 게’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여인과 게’ 첫 공개… 고인이 된 이남덕 여사의 애틋한 편지와 사진 등도 전시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해에 미술관이 구입한 작품 ‘여인과 게’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 작품은 일부 선 위를 손가락으로 문지른 흔적 외에는 전혀 색채를 쓰지 않았으나 이중섭 화가의 유려하고 속도감 있는 드로잉 솜씨로 인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지난달 13일 노환으로 별세한 이남덕 여사를 추모하기 위한 전시 공간도 일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고인은 이중섭과 1936년 일본 문화학원의 미술부 선후배로 인연을 맺고 1945년 결혼식을 올려 이남덕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쓰게 됐다.

고인은 이중섭의 뮤즈이자 미치도록 사랑하는 그리움이었다. 결혼사진을 비롯, 1978년 이중섭 은관문화훈장 받을 때 모습, 2012년 11월 화가의 유품인 팔레트 기증, 2016년 이중섭 100주년 기념 전시때 친필 메시지 등 10여점과 1955년 5월 10일 이중섭에게 보낸 편지 등을 함께 전시하여 의미를 더한다. 이 편지에는 요즘 연락이 없어 걱정되며 빨리 만나길 학수고대하고 아이들이 아빠 소식을 궁금해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1945년 이중섭과 결혼하여 아들 둘을 낳았으며, 1951년 서귀포에서 1년을 지내고, 1952년 두 아들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갔다. 1953년 일본에서 이중섭과 약 1주일간 재회한 후 1956년 이중섭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2016년 이중섭 탄생 100주년 전시에서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함께 하겠어요. 우린 운명이니까”라는 소감을 밝혀 이중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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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오페라 이중섭 포스터. -서귀포시 제공
창작오페라 이중섭 포스터. -서귀포시 제공
#23일부터 창작 오페라 이중섭 공연… 예술제 등도 준비중

창작 오페라 ‘이중섭’도 오는 23~24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난 2016년 대향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오페레타로 제작되었으며 2019년부터 창작 오페라로 발전시켜 서울과 제주에서 성공리에 공연됐다. 올해 공연은 ‘서귀포 환상’이라는 부제로 오페라 업계의 저명한 장수동 연출가가 기존 작품과는 다른 시각으로 서귀포에서의 이중섭 예술혼, 파란만장한 생애를 풀어낼 예정이다.

한편 오는 28일에는 제25회 이중섭세미나를 통해 이중섭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 조명, 미술관 시설확충에 따른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이중섭예술제(10월 중)를 개최하여 전도학생 그림그리기 대회 및 부대공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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