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새 작품마다 쉬운 건 없어…연극은 소명, 무대는 생명 같죠”

“새 작품마다 쉬운 건 없어…연극은 소명, 무대는 생명 같죠”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2-09-13 16:20
업데이트 2022-09-13 16: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연극 ‘두 교황’ 배우 신구,정동환
베네딕토16세, 프란치스코로 호흡
신 “연기 60년 새로 시작하는 듯
정 ”영화 뛰어넘는 감동 선사할 것“

이미지 확대
연극 ‘두 교황’에서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은 배우 신구(왼쪽)는 최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제가 보수적인 면에서 실제 베네딕토 16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을 맡은 정동환도 “신구 선생님과 저의 만남이 실제 성격이 다른 두 교황의 만남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에이콤 제공
연극 ‘두 교황’에서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은 배우 신구(왼쪽)는 최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제가 보수적인 면에서 실제 베네딕토 16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을 맡은 정동환도 “신구 선생님과 저의 만남이 실제 성격이 다른 두 교황의 만남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에이콤 제공
“새 작품을 맡을 때마다 쉬운 적은 없어요. ‘라스트 세션’이나 ‘두 교황’ 모두 욕심이 나서 선뜻 동의했는데, 막상 대본을 보니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죠. 그래도 연극을 일종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이게 무슨 음식처럼 좋아하고 말고 그런 게 아니고, 생명과 같은 것이라 봐야죠.”(신구)

“과거 신구 선생님이 ‘연극은 연습’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의 의미를 알기 때문에 생각할 때마다 울컥해요. 선생님이 수녀와 길게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연세에 이러한 열정을 갖춘 사람은 드물지요.”(정동환)

598년 만에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연극 ‘두 교황’이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극작가 앤서니 매카튼의 작품으로 2019년 영국에서 초연됐고, 넷플릭스 영화로도 제작됐다. 원로 배우 신구(86)는 보수적이지만 따뜻한 성품을 가진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았고, 정동환(73)은 축구와 탱고를 사랑하며 자유로운 성향의 프란치스코로 분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근 한전아트센터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신구는 “제 연기 인생이 60년이라는데 지나고 보니 다 어제 같고 새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재 신구와 정동환은 무대 위에 올려진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두 교황과 비슷한 나이이기도 하다. 정동환은 “자기 나이에 맞는 배역을 하기 때문에 너무나 자연스러운 게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은 종교에 대한 신념을 다루는 게 아니고 종교를 빌려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갈등이 심한 사회에 살고 있는데, 갈등을 해소하는 길이 어디에 있느냐를 살피는 게 연극의 주제”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
지난달 30일 첫 공연 때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열연하는 두 배우의 모습.  에이콤 제공
지난달 30일 첫 공연 때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열연하는 두 배우의 모습.
 에이콤 제공
이들은 영화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정동환은 “영화에서는 잔잔한 영상 속에서 좋은 얘기가 그저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며 “영화를 본 다음 극장에 오시면 왜 연극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추기경 은퇴를 고민하던 베르고글리오(프란치스코 교황)가 베네딕토 16세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주를 이뤄 사실상 2인극에 가깝고 외워야 할 대사량도 많다. 특히 지난 3월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할을 선보이던 중 건강 문제로 입원했던 신구를 향한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신구는 “지난번에 생각지도 않던 심부전 증상으로 입원했는데, 건강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며 “사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고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니 끝까지 책임지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극본을 읽었을 때 마음에 들면 좋은 작품인데, ‘두 교황’이 그런 작품이라 맡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연극을 이끌어 가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건 아니고, 연습에 충실하면 자연히 발현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구는 최근 ‘방탄노년단’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원로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에 대해 “살다 보니 ‘원로’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새삼스럽긴 하다”며 “그저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가 많은 작품이라 쉽지 않지만 이번 공연을 마지막 작품이라고 내세우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10월 23일까지.
하종훈 기자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