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폐사한 고양이들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고양이. 사진 동물보호협회 라이프
24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반려묘 피해 사례는 총 300마리(180가구)가 접수됐고, 이 중 103마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4개월부터 10살, 먼치킨부터 코리안숏헤어 등 연령과 품종과 무관하게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라이프는 “피해 고양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대부분 특정 제조원에서 특정 기간에 생산된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라며 오랜기간 병을 앓다 죽는 것이 아닌, 단기간에 증상이 악화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해당 원인으로 지목된 기업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의 고양이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반려인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증상 유발이 의심되는 사료 브랜드와 제조사들 리스트가 무분별하게 떠돌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증상을 보인 고양이들의 주요 감염병에 대한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라며 정밀 검사 결과 등에 따라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급성질환으로 사망한 고양이.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피해자들은 “갑자기 문제의 사료를 먹은 뒤 많이 아프고 걷지못한다. 병원 검사결과 간수치가 4800까지 올라가고 근육염증수치(CK) 수치는 아예 측정이 안됐다” “사료에 무슨 성분이 추가됐길래 초단기간에 다리를 절고 간수치가 올라가고 혈뇨를 보느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양이 보호자들은 사료 문제가 현재 수준의 검사로는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는 “2015년에 나타난 문제가 재발했다”라며 “당시 제조사들이 정부 조사 결과를 근거로, 사료 문제를 제기한 이들을 고소하며 사람들이 사료명을 말하지 못하게 되며 ‘볼드모트 사료’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려동물 사료 안정성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고양이 사료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조사결과 제조업체가 멸균·살균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