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국부론 어렵다는 편견 버리세요”

“자본·국부론 어렵다는 편견 버리세요”

입력 2010-04-17 00:00
업데이트 2010-04-1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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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자본론/국부론] 김수행 지음 두리미디어 펴냄

마르크스를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으면서 ‘칼 마르크스’라는 이름 자체가 금기시되던 때가 있었다. 그때 “우리나라에 마르크스 경제학을 제대로 알리자.”고 생각했던 게 평생의 사업이 됐다. 20년간 몸담았던 서울대 경제학과를 재작년 퇴임했지만 열정은 아직 뜨겁다. 김수행(68) 성공회대 명예교수 이야기다. 그가 최근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청소년과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풀어 쓴 책을 냈다. 신간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두리미디어 펴냄)과 ‘청소년을 위한 국부론’(두리미디어 펴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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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미디어 서교동 사옥 앞마당서 ‘자본론’과 ‘국부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김수행 성공회대 명예교수.  두리미디어 제공
두리미디어 서교동 사옥 앞마당서 ‘자본론’과 ‘국부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김수행 성공회대 명예교수.
두리미디어 제공


출간을 맞아 지난 15일 서울 서교동 두리미디어에서 만난 그는 “요즘은 대학생들도 책을 읽지 않아 마르크스 경제학은 이해도, 전파도, 대중화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청소년과 일반인을 위한 책을 쓰게 된 것도 그래서”라고 했다.

‘자본론’은 마르크스가 1867년 1권을 발간하고 사후(死後)에 완결한 것으로 자본주의 원리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경제학 서적이다. 반면 1776년 발행된 ‘국부론’은 경제학의 체계를 세운 책이자 ‘시장주의 경제체제’ 이론을 세운 책. 둘 다 긴 설명이 필요없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김 교수는 “지금이 바로 이 책들이 꼭 필요한 때”라고 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보듯 기존 경제학은 힘이 다 됐다고 한다. 이제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세워야 할 때인데, 그 때 가장 먼저 봐야할 게 자본론과 국부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본론은 자본주의를 가장 잘 비판한 책입니다. 자본주의를 계승하든 변혁하든, 어쨌든 자본주의를 이해하려면 이 책을 읽어야 하죠.”

국부론 역시 마찬가지. 김 교수는 “지금 시장주의자들은 국부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부론을 통상 자유방임주의, 시장만능주의를 주장한 책으로 알고 있지만 김 교수는 “국부론은 특권층의 특권을 없애고 노동의 가치를 높게 본 책”이라고 했다.

그는 “국부론의 국부(國富)는 국민 전체의 부”라면서 “특권이 사라지고 모두가 정부 규제를 받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방임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재벌을 위한 자유방임이며, 국가는 기업가의 이윤이 아닌 모든 사람의 욕구 충족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 교수는 1975년 런던 유학으로 마르크스를 접했고, 그 과정에서 애덤 스미스 경제학도 만났다. 한국에는 ‘자본론’(1989년)과 ‘국부론’(1992년)이 모두 그의 손으로 번역돼 나왔다.

평생 이 이론들을 연구하고 책을 썼던 그는 이번 신간 집필이 “새로운 정력을 찾은 기회였다.”고 털어놓았다. 어려운 이론을 쉽게 풀어 쓰고 재미있게 책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신간에는 내용의 이해를 돕는 짧은 설명과 만화 등이 곳곳에 붙어있어 읽는 데 지루하지 않다. 김 교수는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한 글을 집필 중이다. 조만간 자서전도 쓸 계획이라고 한다. 책은 각 권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4-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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