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조직의 역량을 키우려면 ‘입만 산 바보’를 내쳐라

조직의 역량을 키우려면 ‘입만 산 바보’를 내쳐라

입력 2013-04-06 00:00
업데이트 2013-04-0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스펙이라는 거짓말/오쿠야마 노리아키·이노우엔 겐이치로 지음, 새로운현재 펴냄

말 한번 똑 부러지게 잘한다. 오랜 경험, 풍부한 지식, 현란한 논리를 내세워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참 야물딱지게도 말한다. 생색내기와 피해자 연기에 일가견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업무적으론 ‘꽝’이다. 일해본 사람은 안다. 일은 앉아서 입놀림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스펙이라는 거짓말’(오쿠야마 노리아키·이노우엔 겐이치로 지음, 김정환 옮김, 새로운현재 펴냄)은 조직 내 인재에 대한 역발상을 주문한다.

흔히 조직 내 인재라면 풍부한 지식과 경험, 긍정적 자세, 빠른 행동, 명랑하면서도 뛰어난 언변, 사교성 넘치는 태도 같은 걸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두 저자는 10여 년간 1만명 정도의 조직원들을 관찰, 평가한 결과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면 대체 어떤 사람들이 일을 일답게 해서 조직을 혁신시키는가.

저자들의 결론은 업무의 완성도 그 자체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다른 외향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일 그 자체에 매몰되어 있다. 그러니까 자신이 세운 그 나름대로 높은 기준에 맞춰 책임감 있게 일을 완수하려다 보니 다른 것에 신경 쓰질 않는다. 이런저런 공짜 표나 공짜 책을 챙겨다 바치고 휴가 정보나 공유하면서 남들에게 잘 보일 생각도 없을뿐더러, 남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나에게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자체를 안 한다. 저자들은 조직의 성패가 이런 ‘업무력’이 강한 사람을 지켜주고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달렸다고 본다. 이들에게 적당한 지위와 역할을 주지 않는다면, 입만 살아 있는 바보들 사이에서 익사할 가능성이 높다.

업무력이 높은 인재가 사라진다고 당장 표시나지는 않는다. 바보들에겐 앓던 이가 빠졌는데 얼마나 행복하겠나. 일의 수준이 자꾸 떨어진다고? 그것도 걱정 안 해도 된다. 바보들은 잘난 척할 기회를 제일 반긴다. 망해가는 조직의 바보들이 이 책을 보면 화내겠다고? 그 또한 걱정 마시라. 바보의 최대 강점은 ‘자긴 절대 ‘조직의 바보’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데 있다.

저자들은 업무력을 ‘개념화 능력’, ‘외부수용 능력’, ‘내부강화 능력’, ‘성과관리 능력’으로 구분한 뒤 이를 ‘키 포텐셜 다이아몬드’라고 이름 붙였다. 참 일본인다운 명명법이라 웃음이 나면서도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가 꼭 남 얘기 같진 않다. 저자들의 결론은 이것이다. “능력 개발이란 약점을 무리하게 단련하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직시하고 그 강점이 발휘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해주는 일”이다. 리더라면 한번 고민해볼 명제다. 1만 3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4-06 19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