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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유럽어족의 선조는 러 쿠르간 유목민”

“인도유럽어족의 선조는 러 쿠르간 유목민”

입력 2013-04-12 00:00
업데이트 2013-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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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쉬메켈의 ‘인도유럽인, 세상을 바꾼 쿠르간 유목민’ 번역서 출간

기원전 3000~2000년 이전, 문자로 기록되기 이전의 선사시대에 현생 유럽인의 선조가 러시아 스텝 지역에서 유럽으로 유입됐다. 유목민족으로 말을 타고 다녔으며 농업은 부업에 불과했다. 또 가부장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이들 ‘쿠르간 유목민’은 기원전 7000년 전 ‘서아시아로부터의 문화 부동’과 기원전 5000년 전 ‘북아프리카의 문화 부동’을 통해 유럽으로 유입됐던 농업민족이자 모계사회였던 ‘원유럽인’에게 스며들듯 ‘침투’했다. 그리고 침투한 지 1000년 뒤쯤에는 인도유럽인의 원형을 만들었다. 즉 인도유럽어족은 지금부터 6000~4000여년 전에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독일 인종학자인 라인하르트 쉬메켈(85)이 1998년 펴낸 ‘인도유럽인, 세상을 바꾼 쿠르간 유목민’(푸른역사 펴냄)에 나오는 주장들이다. 최근 한국게르만어학회가 번역했다.

쉬메켈은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문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기원전 800년 이전에 유럽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쿠르간 유목민의 존재에 대한 근거는 ‘인도유럽어’라 불리는 언어학적인 발견에 있다. 쿠르간 유목민이 퍼트린 인도유럽인은 할슈타인 문화권, 라우지처 문화권, 북구문화권, 핀·우그리아 문화권, 스키타이족, 키메르족, 트라커족, 리디아족, 아르메니아족, 메디아족까지 유럽을 모두 포괄하는 문화를 형성해 냈다는 주장이다. 인도유럽어로서 독일어와 영어, 힌디어, 펀자브어 등이 형성되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13개 언어 중 9개의 조상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전 유럽을 하나의 시조와 언어권으로 묶어 놓은 뒤 쉬메켈은 “쿠르간족이 유럽으로 들어온 이래 지금까지 유럽에서 외래 인종이 대규모로 유입된 적은 없었다. 유럽이란 그릇이 심하게 흔들리긴 했으나 (중략) 다소 외래적인 요소들이 섞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더 재밌는 주장은 저자가 “수천년간 서양 문명의 특성을 유럽에 부각시킨 주역은 쿠르간족”이며 “인도유럽인에게 내재돼 있던 저돌적일 정도로 진취적인 성격, 즉 ‘새로운 곳을 향한 갈망’과 낯선 문화 요소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구미에 맞게 변형시켜 수용하려는 노력이 이 종족에서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난 예는 오늘날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서술하는 대목이다. 유럽인의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대목이지만 동양에서는 대단히 거북살스럽다. 저자의 주장은 여러 학설 중 하나로 아직 독일 교과서에 실릴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기원전 1만년경, 빙하기가 끝난 뒤 인류가 역동적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과정을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2013-04-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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