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로 칫솔질? 일상속 과학의 비밀

분필로 칫솔질? 일상속 과학의 비밀

입력 2014-08-23 00:00
수정 2014-08-2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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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하우스·시크릿 패밀리/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김옥진 옮김/웅진지식하우스/316쪽·308쪽/각권 1만 4000원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이를 닦을 때 쓰는 치약 성분이 어떤 것인지 한 번이라도 알아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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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30~45%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초크(백색 석회암 가루)다. 선생님들이 칠판 필기에 사용하는 바로 그 물질로, 오래전 죽은 작은 해양생물의 단단한 껍질이 퇴적된 것이다. 초크 성분은 이빨을 긁어 미세한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누런 치석을 벗겨 내는 연마기능이 있다. 치아를 희게 보이게 하는 표백제인 이산화티타늄도 들어간다. 흰색 페인트 속에도 들어가 페인트를 희게 만드는 물질이다. 칫솔질할 때 나오는 풍성한 거품은 세제 성분이다. 세제 특유의 미각적 불쾌감을 없애기 위해 강한 향료와 감미료인 사카린이 첨가된다.

이게 다일까. 치약 혼합물은 화장실 세면대 위에서 버글거리게 마련인 수만 마리의 세균에 무방비 상태다. 어쩌다 침범한 세균을 해치워 줄 물질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폼알데히드, 해부학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소독제다. 치약의 이런 성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그렇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칫솔에 그냥 물만 묻혀 꼼꼼하게 닦아도 치약을 묻혀 칫솔질하는 것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과학 칼럼니스트로 역사학자, 미래학자, 비즈니스 자문가 등으로도 종횡무진 활약하는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책 ‘시크릿 하우스’(김명남 옮김)와 ‘시크릿 패밀리’(김옥진 옮김)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재출간됐다. 현대인의 일상을 벌레의 시각(worm’s-eye view)에서 보는 특이한 시선으로 주목받은 책들이다.

‘시크릿 하우스’는 작가의 첫 작품으로 1986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책 속에는 일상생활에서 자잘한 궁금증들이 시시콜콜 담겨 있다. 아침을 깨우는 자명종의 파동, 립스틱의 비밀 등이 흥미롭다. 예컨대 아이스크림 제조 과정의 숨겨진 비밀. 우유, 지방, 설탕 등을 한데 휘저어 부풀어 오른 아이스크림의 원료를 얼리기만 하면 아이스크림이 되느냐하면 그렇지 않다. 점성이 생기게 하려면 접착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아이스크림 속 접착제는 소나 돼지의 몸통에서 사람들이 먹지 않는 부위 즉 젖통, 코, 직장 등을 한데 모아 끓여 만든 것이다.

‘시크릿 패밀리’는 몸과 마음의 비밀스러운 변화들을 다룬 책이다. 등장인물은 가족 5명. 아빠, 엄마, 사춘기 딸, 단 것을 좋아하는 아들, 호기심으로 가득 찬 10개월 된 아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하루의 모습이 저자의 ‘과학 현미경’에 포착됐다. 익숙한 생활 속 사물들이 탐구대상이 됐다. 애완견을 키우는 것이 가족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첫 키스에서 느끼는 황홀경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는 식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2014-08-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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