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에 도시는 춤춘다/조던 매터 지음/제환정·이진이 옮김/시공아트/256쪽/1만 8000원
미국 뉴욕 맨해튼의 밤 10시. 한창 흥성거리는 도시의 한복판을 무대 삼아 무용수가 등장한다. 나체의 무용수는 한 점 주저함도 없이 당당한 눈빛과 몸짓으로 거리를 압도한다. 어둠과 도시의 불빛이 기묘한 환상을 빚어내는 밤 시간대. 가혹한 날씨도, 사람들의 짓궂은 시선에도 두려움 없이 비상하는 무용수들의 순간순간은 ‘예술이 주는 카타르시스란 이런 것’이라는 전율을 안긴다. 미국 사진작가 조던 매터는 2년간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파리의 노트르담, 스톡홀름의 도심 등 400여곳의 장소에서 300여명의 무용수를 세워 ‘춤추는 도시’를 포착했다. 왜 맨몸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사진을 넘겨 볼수록 새록새록 되새겨진다. “인내심으로 빚어진 무용수들의 몸에서 그들이 두른 옷을 벗겨 내면 섬세한 근육의 결들과 모든 미묘한 표현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들의 몸에는 오로지 열정에 이끌린 혹독한 작업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조던 매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7-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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