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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과 재앙 사이’ AI, 어떻게 관리할까

‘낙원과 재앙 사이’ AI, 어떻게 관리할까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22-09-22 17:44
업데이트 2022-09-2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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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지배/마틴 포드 지음/이윤진 옮김/시크릿하우스/380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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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머지않아 인간과 더불어 살게 되리란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시기에 대한 견해차만 있을 뿐이다. AI 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는 미국의 레이 커즈와일 같은 이는 2029년쯤 최소 50% 확률로 등장할 것이라 보기도 한다.

이제 중요해진 건 인류의 미래를 담보할 대비책이다. ‘로봇의 지배’는 AI 연구가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살피고, AI가 인류에 미칠 영향과 우리의 대처 방식을 분석한 책이다.

AI가 몰고 올 미래는 보통 양극단으로 갈린다.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처럼 유토피아적거나 영화 ‘매트릭스’처럼 디스토피아적이다.

‘스타트렉’의 세계관처럼 질병 등 온갖 문제들이 사라진 풍요로운 미래를 예견하는 이도 물론 있다.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편향을 유도하거나 증폭하는 알고리즘, 얼굴 인식 기술 기반의 감시와 검열, 딥페이크의 악용으로 인한 범죄 등 부정적인 측면에 더 주목한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 같은 이는 “악마를 불러들이고 있다”며 AI 연구 자체를 죄악시하기도 한다.

AI 기반의 완전 자율 무기를 예로 들자. 저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이미 대규모 편대로 비행하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본다. 이 드론에 대량 살상 무기가 탑재되는 날, 인류는 마침내 ‘헬 게이트’를 열게 된다. 완전 자율 무기의 실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규약이 있지만 온전히 지켜질 것이라 믿기는 어렵다.

AI가 한때 한국이 독보적 기술을 보유했던 줄기세포 기술로 자신의 클론(복제품)을 생산하고, 이 클론들이 완전 자율 무기의 스위치를 켜는 장면을 상상하는 건 이제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저자는 AI를 매우 위험하지만 가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본다. AI에서 얻는 혜택이 위험을 능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류가 직면하게 될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AI는 필수 기술이다. 기후변화에 맞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비약적으로 줄이려면 에너지, 교통, 농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하다.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의 폭발을 위해서도 그렇다. 혁신의 촉매제가 AI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외려 AI가 인류를 노예로 만드는 것보다, 현실 세계가 너무 불평등하고 기회가 부족한 나머지 많은 인구가 가상현실로 도피하는 상황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저자는 AI의 구체적인 응용을 규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한다. 아울러 AI를 관리 감독하고 규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정부 기관을 세우자고 제안한다.

손원천 기자
2022-09-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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