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불교 전통 화장례 다비 전승 끊길 위기

불교 전통 화장례 다비 전승 끊길 위기

입력 2014-02-14 00:00
업데이트 2014-02-14 01: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일 힘들어 거의 인부들이 작업…의식 전수 사찰 한 곳도 없어

불교의 전통 화장례 의식인 다비(茶毘)가 이해부족과 전승자 부재 탓에 단절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사실은 조계종이 지난해 전통방식으로 다비장을 제작, 다비를 설행하는 사찰들을 대상으로 면담 설문과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밝혀졌다. 불교계가 다비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은 조사 결과를 정리한 ‘다비 현황조사 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이미지 확대
불교의 전통 장례인 다비(茶毘)가 단절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010년 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거행된 법정 스님의 다비식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불교의 전통 장례인 다비(茶毘)가 단절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010년 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거행된 법정 스님의 다비식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통방식을 잇고 있는 곳은 조계종 범어사와 백양사, 수덕사, 봉선사 등 4곳. 해인사는 새로 창안된 다비를 행하고 있고 태고종 사찰인 선암사는 사찰수행의 일부로 진행한다. 다비의 형식도 사찰·문중별로 각양각색이다. 백양사는 백암산의 소나무와 숯, 항아리를 이용해 연화단을 제작한다. 연화대 밑에 명당수 항아리를 묻고 동서남북에 사방수 항아리를 놓아 사리를 수습한다. 그런가 하면 수덕사는 시신에 불을 붙이는 거화의식 후 전소 시간이 4시간 정도로 짧다. 숯이나 새끼 등의 재료를 쓰지 않고 덕숭산 소나무·솔가지만 사용해 당일 다비를 모두 진행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전승자가 없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대부분 본·말사에서 소임을 맡은 스님들이 다비를 설행하고 있으며, 봉선사는 일반신도가 담당하고 있다. 다비 의식을 제대로 물려받은 전수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따라서 각 사찰 관련자들은 한결같이 다비의식의 단절을 우려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스님들이 다비를 배우지 않는다. 거의 인부들이 작업을 한다.”(해인사 종성 스님) “다비장에서 눈여겨보고 묻는 스님들이 간혹 있지만 배우려는 스님들은 드물다. 힘든 일이기 때문에 하려 들지 않는다.”(범어사 석공 스님)

이와 관련해 조계종 문화부장 혜일 스님은 “다비는 불교 전래와 함께 자연스레 한국의 전통문화로 흡수, 전승돼 왔지만 의식이 단발적이고 비정례적이며 외부인의 출입과 조사에 어려움이 있어 학술적 연구와 보존 노력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비는 화장(火葬)을 일컫는 범어인 ‘자피타’를 음차한 것으로, ‘삼국유사’와 탑비문 등을 통해 7세기 이후에 정착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조선시대 ‘석문상의초’ ‘석문가례초’ 등 승가 상례 의식집의 편찬과 함께 불교 특유의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4-02-14 22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