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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차림 성모상·4괘 새긴 의자… 한국색 물씬

한복 차림 성모상·4괘 새긴 의자… 한국색 물씬

입력 2014-08-18 00:00
업데이트 2014-08-1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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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식장 이모저모

지난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124위 시복미사에서는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상과 4괘가 새겨진 의자, 무궁화가 그려진 걸개그림 등 한국색을 가득 담은 상징물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상이다. 한복을 입고 비녀를 꽂은 성모가 복건을 쓴 아기 예수를 안고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정식 명칭은 ‘한국 사도의 모후상’이다.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소속으로 임마쿨라타라는 세례명을 쓰는 한 수녀가 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내주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제단 오른쪽에 놓여 시복식 내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가 복건을 쓴 아기 예수를 가슴에 품은 조각상 앞을 지나고 있다(왼쪽). 교황은 124위 복자들을 그린 대형 걸개그림 앞 제대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했다(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가 복건을 쓴 아기 예수를 가슴에 품은 조각상 앞을 지나고 있다(왼쪽). 교황은 124위 복자들을 그린 대형 걸개그림 앞 제대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했다(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교황이 앉은 의자에도 태극 무늬가 숨어 있었다. 시복식에서 교황은 태극기 네 모서리에 그려진 ‘건, 곤, 감, 이’ 4괘를 새긴 의자를 사용했다. 천주교 측은 “건, 곤, 감, 이가 의미하는 하늘, 땅, 물, 불이 모두 하나님의 조화라는 뜻에서 이를 새겨 넣었다”고 밝혔다.

교황을 비롯한 주교단이 입던 제의에도 한국적 아름다움이 담겼다. 제의 속 십자가는 모두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표현됐는데 이는 고통의 십자가가 아닌 영광과 찬미의 십자가를 상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124명을 복자로 선포한 순간 공개된 대형 걸개그림은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수채물감과 연필, 파스텔 재료 등으로 그려진 그림은 순교자들을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종려나무 가지를 든 한국적 모습으로 풀어냈다. 12세의 어린 나이에 순교한 이봉금 복자는 가장 앞에서 무궁화와 백합 꽃다발을 든 모습으로 그려졌고, 어느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뜻에서 원근법을 무시하고 동일한 크기로 표현됐다. 순교자들과 관련된 문헌 자료 등을 바탕으로 가톨릭미술가협회 회원들이 그린 작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8-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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