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위안부피해’ 이용수 할머니 “교황님 주신 묵주보며 기도할것”

‘위안부피해’ 이용수 할머니 “교황님 주신 묵주보며 기도할것”

입력 2014-08-18 00:00
업데이트 2014-08-18 16: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밀양 송전탑 반대 한옥순 할머니 “평화 지키려 끝까지 싸울 것”

”이 묵주는 교황님께서 주신 겁니다. 제가 죽을 때까지 갖고 있을 물건입니다. 묵주를 볼 때마다 교황님 생각을 할 거에요. 그러면서 ‘해결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면 꼭 이뤄질 것 같아요.”

이미지 확대
<교황방한> 미사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들
<교황방한> 미사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들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참석했다. 강일출 할머니가 교황께 선물하기로 한 고 김순덕 할머니의 ’못다 핀 꽃’ 그림액자를 들고 있다.
나눔의 집 제공


18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서울 명동성당 미사가 끝난 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는 성당 안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교황에게 받은 묵주를 직접 들어보이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손수 묵주를 꺼내 잠시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응시하며 마음의 깊은 상처와 치유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할머니의 목소리도 조금 떨렸다. 이용수 할머니 역시 가톨릭 신자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묵주에 대해 ‘축복받으셨다’는 주변 신자들의 축하가 이어지자 “평화를 상징하는 묵주입니다. 교황님이 평화를 주시고, 문제를 해결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란색 한복을 입고 참석한 이 할머니는 “교황께서 오셔서 한도 풀어주신 것 같고 평화를 말씀하시면서 미래 후손들에게 희망도 주신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의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할 수 없지 않나. 일본 아베 총리가 평화적 해결에 나서도록 교황님께서 해주시면 좋겠다. 그것밖에 바라는 것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나이가 너무 많다. 얼마나 더 살지 모른다. 교황님께서 오셔서 희망을 주셔서 (문제 해결을) 기대해본다”라며 “이렇게 오래 산 보람이 있다”라고 미소지었다.

이날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는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한 교황의 마지막 공식 행사였다.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새터민과 납북자 가족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이 초청을 받아 미사에 함께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집전에 앞서 성당에 입장하면서 앞자리에 앉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보자 허리를 굽혀 한 사람씩 일일이 손을 잡았다. 김복동(89)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희망 나비’ 배지를 선물하자 그 자리에서 자신의 제의에 달기도 했다.

교황은 이어 바로 뒷줄에 앉은 밀양·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 참사 피해자, 장애인들과도 인사를 나눈 뒤에야 제단에 올랐다.

교황은 미사 집전을 마치고 퇴장하면서도 위안부 할머니와 장애인 등의 손을 잡고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을 빌었다.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처음에 준비할 때는 한분 한분 따로 만나는 준비는 하지 않았는데 교황이 스스로 다가갔다”며 “위안부 할머니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주려고 한참을 머물러 계셨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한옥순(67) 할머니는 “그분의 메시지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원전을 더 지으면 평화가 오지 않는다. 교황님 말씀에 따라 평화가 올 때까지 싸우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 할머니는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어 “여러 경로로 교황님께 ‘죽음의 송전탑에서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스페인어로 전했다”라며 “교황님이 오신 만큼 우리나라도 평화로워지겠다는 희망과 느낌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한 할머니 등 밀양 주민 3명은 공사 중단을 호소하며 주민 일동 이름으로 쓴 A4 용지 3장 분량의 국·영문 편지를 수행 신부를 통해 교황에게 전달했다.

한편 이날 미사에는 ‘고려인 이주 150주년 국제오토랠리’ 참가를 위해 방한한 고려인들도 대표단을 꾸려 참가했다. 참가단은 16일 북한에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으로 넘어왔다.

대표단의 한 명인 김 뱌체슬라브 니콜라예지치 씨는 “미사에 참석해 감격스러웠다. 미사에서 교황님께서 통일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 특히 감명깊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