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 ‘한국 4번째’ 유흥식 추기경 서임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 ‘한국 4번째’ 유흥식 추기경 서임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8-28 05:55
업데이트 2022-08-28 05:5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7일 바티칸서 새 추기경 20명 서임식
유 추기경, 교황 선출권 132명 중 1명에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2022.8.27 AFP 연합뉴스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2022.8.27 AFP 연합뉴스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인 유흥식 라자로(70) 추기경의 서임식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됐다.

유 추기경은 이날 서임식을 통해 지난 5월 29일 함께 추기경에 임명된 19명의 성직자와 함께 로마 교회 추기경단의 일원이 됐다.

유 추기경은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한국 가톨릭교회의 네 번째 추기경이다.

이날 서임식은 마태오복음 16장 18∼19절 말씀으로 이뤄진 입당송으로 시작했다. 복음 봉독과 교황의 훈화가 이어진 뒤 본격적인 추기경 서임에 돌입했다.

가톨릭교회 추기경들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8.27 EPA 연합뉴스
가톨릭교회 추기경들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8.27 EPA 연합뉴스
교황은 20명의 성직자를 거룩한 로마 교회의 추기경에 서임할 것을 선포했다. 이어 새 추기경들은 신앙 선서와 충성 서약 뒤 한 명씩 교황에게 나아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빨간색 사제 각모(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았다.

영국의 아서 로시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된 유 추기경은 빨간색 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고서 교황과 잠시 대화한 뒤 포옹했다.

품위의 상징인 비레타는 아래는 사각형이고 위쪽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三位)를 상징하는 세 개의 각이 있다. 빨간색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며 교회의 성장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투신해야 함을 의미한다.

추기경 반지는 교회에 대한 추기경의 사랑이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사랑으로 굳건해짐을 뜻한다.

유흥식 라자로(오른쪽) 신임 추기경이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붉은 삼각 비레타 모자를 받은 뒤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2.8.27 AP 연합뉴스
유흥식 라자로(오른쪽) 신임 추기경이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붉은 삼각 비레타 모자를 받은 뒤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2.8.27 AP 연합뉴스
유 추기경은 오는 29∼30일 교황이 주재하는 추기경 회의에 참석해 추기경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유 추기경은 서임식 뒤 한국 취재진과 만나 “교황님께서 ‘앞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씀하셨다”며 “그래서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셨다”고 전했다.

이어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은 교황님에게 편지 쓸 때 내가 첫머리에 항상 쓰는 표현”이라며 “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후 이번까지 모두 여덟 번 새 추기경을 서임했지만 무더운 8월에 추기경 서임식을 연 것은 처음이다. 교황청 역사를 되짚어봐도 8월 추기경 서임식은 1807년이 마지막이었다.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가톨릭교회 고위 성직자들을 추기경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추기경 서임식이 열리고 있다. 2022.8.27 바티칸 공보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가톨릭교회 고위 성직자들을 추기경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추기경 서임식이 열리고 있다. 2022.8.27 바티칸 공보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에 서임된 추기경들의 국적은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가나, 나이지리아, 미국, 브라질, 파라과이, 콜롬비아, 인도, 동티모르, 싱가포르로 다양하다.

새 추기경 20명이 탄생하면서 전 세계 추기경은 226명으로 늘었다. 132명이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의 추기경으로, 이 가운데 63%인 83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염 추기경은 만 80세가 되는 내년 12월까지, 유 추기경은 향후 10년간 투표권이 있다.
이정수 기자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