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서 다시 만난 동갑내기 커플 ‘엄재용 & 김세연’

‘돈키호테’서 다시 만난 동갑내기 커플 ‘엄재용 & 김세연’

입력 2011-03-25 00:00
업데이트 2011-03-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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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친해 무대 호흡 걱정 안해요”

유니버설발레단(UBC)이 올해 첫 정기공연으로 26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쾌한 고전 발레 ‘돈키호테’를 선택했다.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 소설 ‘돈키호테’가 바탕이기는 하지만 발레는 소설을 비켜간다. 발레 ‘돈키호테’는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그의 연인인 선술집 딸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UBC 특유의 화려함과 다채로운 볼거리, 빠른 이야기 전개가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주역인 키트리와 바질 역에 총 여섯 커플이 캐스팅돼 각각 한 차례씩 공연을 펼친다. 가장 조명이 집중되는 커플은 UBC의 수석 발레리노 엄재용(32)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김세연(32)이다. 김세연이 국내 정식공연 무대에 서는 것은 8년 만이다. 지난 21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동갑내기 커플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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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 작품 ‘돈키호테’에서 남녀 주인공인 바질과 키트리로 8년 만에 재회한 김세연(왼쪽)과 엄재용이 극 중 한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 작품 ‘돈키호테’에서 남녀 주인공인 바질과 키트리로 8년 만에 재회한 김세연(왼쪽)과 엄재용이 극 중 한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엄재용과 김세연이 ‘돈키호테’로 무대에서 재회한 것은 8년 만이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UBC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며 엄재용과 주로 호흡을 맞췄던 김세연이 2004년 해외 진출 이후 갈라 공연을 제외하고는 국내 무대에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재용은 “그동안 달라진 건 경험이 풍부해졌다는 것”이라며 “세연씨는 유럽에서, 저는 한국에서 각각 경험을 쌓았고 둘 다 성숙해진 터라 호흡 면이나 작품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김세연은 “예전엔 공연 준비하면서 돈키호테를 대표하는 3막 ‘그랑 파드되’ 장면 등에서 기교를 부리곤 했는데 지금은 어려운 동작도 관객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저 자신부터 편안하게 무대를 즐기려고 한다.”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이거”라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예전에 비해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어릴 때부터 학교를 같이 다녀 워낙 친하다. 연습하면서도 서로의 옛날 실수를 끄집어내며 장난치고 그런다. 서른이 넘다 보니 이젠 단점을 숨기려 하지 않고 그냥 내놓게 되더라.” 김세연의 얘기다. 그러자 엄재용이 “단점? 전혀 없어 보이는데?”라고 재치있게 받아쳐 웃음이 쏟아졌다.

연습과정의 비화(?)도 폭로됐다.

“글쎄 재용씨가 저를 들어올리다 그만 쓰러진 거예요. 어찌나 미안하던지…”(김세연)

“그때 감기몸살로 워낙 제 몸 상태가 안 좋았거든요”(엄재용)

엄재용은 다음 달 시작되는 UBC 월드 투어(‘심청’) 준비하랴, ‘돈키호테’ 연습하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래도 한국적인 발레 작품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엄재용은 말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꼽는 ‘돈키호테’ 명장면은 무엇일까. 김세연은 바질이 키트리와의 결혼 승낙을 받으려고 자작 자살극을 펼치는 장면을 꼽았다. “춤 동작보다 코믹한 연기가 재밌어요. 키트리는 바질의 자작극인 것을 눈치 채고, 이를 숨기느라 애를 쓰죠.”

엄재용도 “(바질의 자작 자살극을) 저만 알고 다들 모르는 상황이니 그 부분이 재밌다.”고 말했다. 엄재용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일화 등을 담은 1막도 최고로 쳤다.

‘돈키호테’는 UBC의 올해 첫 정기공연이다. 지난달 국립발레단의 첫 정기공연 ‘지젤’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흥행성적 비교가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물었다. 엄재용은 호탕하게 웃으며 “무용수들보다는 UBC 홍보팀에서 더 긴장하는 것 같더라.”면서 “한국에 있는 큰 발레단 두곳 모두에서 관객들이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연은 “UBC나 국립발레단 무용수 모두 개성 있고 능력 있다.”면서 “요즘 (한국에서) 발레 인기가 부쩍 높아져 너무 기분 좋다.”고 거들었다. 두 사람은 ‘돈키호테’ 피날레 무대(28일)를 장식한다.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011-03-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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