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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간인 동장 황석연씨 “손때묻은 행복한 마을 만들겠다”

첫 민간인 동장 황석연씨 “손때묻은 행복한 마을 만들겠다”

입력 2016-01-05 09:27
업데이트 2016-01-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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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금천구 독산4동장 공모서 16명 중 뽑혀

그동안 공무원에게만 허락됐던 ‘동장’이 민간인에게도 처음으로 개방됐다. 첫 주인공은 4일부터 서울 금천구 독산4동장을 맡은 황석연(49)씨다.

보통 5급 공무원이 동장을 맡지만 금천구는 지난해 금천4동에서 민간인 동장을 공모했다. 7월 첫 공모에서는 적임자가 없어 무산됐다. 작년 말 재공모에서 16명이 경합한 끝에 황 씨가 임기 2년의 동장으로 뽑혔다.

황 동장은 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행정은 오랫동안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방식이었다”며 “최초 민간인 출신 동장으로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2년을 기록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눈은 얘기할 때마다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사범대를 졸업해 중고교 교사를 하다 일간지 기자, 서울혁신파크 운영위원장을 지낸 그는 서울혁신파크 회의에서 첫 공모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금천구에 10년 산 주민으로서 한번 우리 동네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2년은 어째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벌써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우선은 마을을 ‘손때 묻은 행복마을’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황 동장은 “이 동네는 아파트가 별로 없고 다세대 주택이 많은 특성이 있다”며 “흩어져 사는 주민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공간을 동주민센터에 만들고 이들이 생각해 낸 의제를 같이 검토해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골목길 정비 공사를 하더라도 동에서 예산을 배정해 공사를 발주하는 게 아니라 주민에게 직접 예산을 주고 집행하는 식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황 동장은 “주민센터가 주민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는 ‘산타’와 같은 존재가 되도록 하고 싶다”며 “산타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행정 경험을 한 주민은 행복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모델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만드는 손때 묻은 마을, 세계 10대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또 그동안 단순 행정 업무에 익숙했던 공무원들의 역할 변화를 생각하고 있다. 황 동장이 생각하는 모델은 시민단체 ‘간사’나 ‘멘토’ 같은 공무원, 존경을 받는 공무원이다. 자신부터 동장실 규모를 줄여 주민에게 개방하고 법인카드도 반납하기로 했다.

황 동장은 “많은 동 업무들은 기계화됐고 공무원들은 이런 업무만 해서는 자긍심을 얻지 못한다”며 “25명 남짓 되는 공무원 중 10명 정도만 동주민센터에 남기고 나머지는 일상적으로 마을에 파견해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거나 주민의 이야기를 발굴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출신이 아니니까 저는 두려울 게 없어요. 2년 동안 소신껏 꿈을 펼치고 그 과정을 하나의 의미 있는 실험 기록으로 만들어 책 한 권을 낼 생각입니다.”

srchae@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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