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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림귀농’ 교육현장을 찾아서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림귀농’ 교육현장을 찾아서

입력 2013-04-01 00:00
업데이트 2013-04-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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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랑 소음일랑 잊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4월이다. 새순을 틔우는 나무들이 싱그러운 계절이다. 산을 본다. 꽃샘추위는 결코 봄을 막지 못한다. 해마다 돌아오는 4월이지만 묘목시장에는 나무를 심으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활기차다.

식목일이 지정된 지도 올해로 68회다. 나무 심기를 독려하기 위해 공휴일로 지정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식목일은 이미 쉬는 날이건 아니건 간에 나무를 생각하고 나무를 심는 날로 자리잡고 있다. 그 덕에 세계가 놀랄 만큼 산은 푸르고 울창해졌다.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 교육생들이 숲가꾸기 수업시간에 고지(高枝)절단 톱을 이용한 가지치기 교육을 받고 있다. 숲가꾸기사업이란 인공 조림지나 천연림이 건강하고 우량하게 자랄 수 있도록 숲을 가꾸고 키우는 사업이다(강릉 임업기계훈련원).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 교육생들이 숲가꾸기 수업시간에 고지(高枝)절단 톱을 이용한 가지치기 교육을 받고 있다. 숲가꾸기사업이란 인공 조림지나 천연림이 건강하고 우량하게 자랄 수 있도록 숲을 가꾸고 키우는 사업이다(강릉 임업기계훈련원).


조경수 재배를 희망하는 귀농 예정자들이 묘목에 물을 주고 있다. (춘천 산림조합 강원도지회)
조경수 재배를 희망하는 귀농 예정자들이 묘목에 물을 주고 있다. (춘천 산림조합 강원도지회)


귀농 예정자들이 산림버섯연구소에서 실시한 표고버섯 톱밥재배기술 초급 교육을 받고 있다. (여주 산림버섯연구소)
귀농 예정자들이 산림버섯연구소에서 실시한 표고버섯 톱밥재배기술 초급 교육을 받고 있다. (여주 산림버섯연구소)


수라(修羅.나무운반 미끄럼틀)설치 교육을 받고 있는 임업기계훈련원 교육생들(강릉 임업기계훈련원)
수라(修羅.나무운반 미끄럼틀)설치 교육을 받고 있는 임업기계훈련원 교육생들(강릉 임업기계훈련원)


목재가공 기초과정의 교육생이 전동 대패로 나무를 깎아내자 대팻밥이 불꽃이 튀듯 흩날리고 있다. (동해 동부목재유통센터)
목재가공 기초과정의 교육생이 전동 대패로 나무를 깎아내자 대팻밥이 불꽃이 튀듯 흩날리고 있다. (동해 동부목재유통센터)


특히 최근 숲의 혜택과 산림자원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에서 인생의 2모작을 맞으려는 사람들도 적잖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의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은 산림인재와 산림소득증대를 위한 교육 훈련기관이다. 올해로 개원한 지 30년이 넘은 이른바 ‘산꾼 사관학교’다. 바다 냄새가 정겨운 주문진 해안도로를 달려 훈련원 입구에 들어서자 소나무 향기가 먼저 맞이했다.

목재를 쌓아 놓은 실습장에서는 교육생들이 한창 기계톱을 이용한 벌목교육을 받고 있었다. 임업기능인교육과정은 3주로 나뉘어 있다. 제2기 교육생 60명은 임업기계를 실습했다. 교육생들은 다양하다. 꿈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열정은 하나같이 뜨겁다. 이동환(54)훈련원장은 “산림사업을 하려는 귀농·귀촌 희망자부터 산림조합 직원, 지자체 공무원, 산림사업법인 직원, 임학전공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업군을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교육 과정은 숲가꾸기, 선목(選木), 수라(修羅·나무운반 미끄럼틀)설치, 트랙터 윈치 실습, 산림 바이오매스 수집 등으로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오후 수업 첫 시간은 ‘숲가꾸기’다. 나무의 생장 촉진과 우량목재 생산을 위해 덩굴 제거와 솎아베기를 배우는 교육이다. 5m 높이의 잔가지를 치기 위해 3단 접이식 고지(高枝)절단 톱을 들고 있는 교육생들의 이마에서는 땀이 흘렀다. 전남 화순에서 온 김필영(53)씨는 “어릴 적에 감을 따먹을 땐 쉬웠는데…장난이 아니네요”라며 배움에 만족했다. 김씨는 지난해 췌장암 수술을 한 아내의 건강을 챙겨 주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 호두나무를 재배하며 생활할 계획을 세웠다. 최돈영(33)씨는 “교육을 마치면 산림사업법인을 차리는 것이 꿈”이라며 “현재 약 70%에 이르는 우리나라 사유림시장에 희망을 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 환경운동을 하던 서정옥(48)씨는 ‘고유가시대에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를 통한 대응방안’이란 내용으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에서 교육생들이 벌목교육을 받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에서 교육생들이 벌목교육을 받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도지회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묘목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도지회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묘목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산림조합중앙회 동부목재유통센터에서 귀농 희망자가 전원주택을 짓기위한 목재를 가공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산림조합중앙회 동부목재유통센터에서 귀농 희망자가 전원주택을 짓기위한 목재를 가공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에서 교육생들이 모형숲에서 선목교육을 받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에서 교육생들이 모형숲에서 선목교육을 받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중부목재유통센터에서 직원들이 국산목재를 가공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중부목재유통센터에서 직원들이 국산목재를 가공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산림조합중앙회 중부목재유통센터에서 임업 폐기물이나 소나무 벌채목 등의 톱밥을 분쇄한 뒤 원기둥 모양으로 압축 가공한 연료인 목재팰릿을 생산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산림조합중앙회 중부목재유통센터에서 임업 폐기물이나 소나무 벌채목 등의 톱밥을 분쇄한 뒤 원기둥 모양으로 압축 가공한 연료인 목재팰릿을 생산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표고버섯 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표고버섯 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표고버섯 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표고버섯 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산림조합중앙회 동부목재유통센터에서 국산목재에 방부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산림조합중앙회 동부목재유통센터에서 국산목재에 방부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동부목재유통센터’는 귀농인 산주들이 키워낸 국산목재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곳이다. 또 전원생활을 꿈꾸는 귀농인을 위한 목조주택을 직접 설계, 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현근(56) 본부장은 “소나무 원목과 건조목을 구매하거나 한옥목조주택을 짓는 귀농인에게는 센터 내 치목장(治木場)을 무료로 빌려준다.”고 밝혔다. “풍수에 맞는 목조주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최흥식(57)씨는 현재 인천에서 살지만 귀농을 결심, 이곳에서 목수 기술을 익히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의 3분의2가 산림 지역이다. 임업이 녹색성장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때문에 산림귀농이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산림귀농에 나선 ‘선배’들은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자연 앞에 늘 겸손하고 매사에 성실한 삶의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자연은 언제나 모든 이들의 도전을 받아주지만 모두에게 결실을 보게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13-04-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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