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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논문 3편이 ‘운세·사주’…국민대, 김건희 학위 유지[김유민의 돋보기]

박사논문 3편이 ‘운세·사주’…국민대, 김건희 학위 유지[김유민의 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8-02 07:13
업데이트 2022-09-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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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논문·학술지 등 재조사 결론
“심각한 연구 부정행위 해당 안돼”
4편중 1편은 “검증 불가능” 판단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서울신문 DB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서울신문 DB
국민대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8개월 간의 재조사 끝에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국민대는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논문 3편과 관련한 부정 의혹 재조사 결과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한 3편은 “표절에 해당하거나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의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나머지 학술지 게재논문 1편에 대해선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냈다. 이에 따라 김 여사의 박사학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는 이 같은 결과와 별개로 논문 4편 모두 학내 규정에 따른 검증시효를 이미 넘긴 상태라고 했다. 국민대는 “2012년 8월 31일 이전의 논문으로서 만 5년이 경과해 접수됐다”면서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검증시효를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논문 3편이 운세, 사주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를 비롯해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가 그것이다. 두번째 논문은 영문 제목에서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적어 웃음거리가 됐던 논문이다.

국민대는 “영문 표현을 포함한 완성도와 인용에서 미흡한 점이 일부 있지만 검증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미 공개돼 있는 통계자료를 활용했고, 해당 논문 작성 당시엔 연구윤리 시스템 등이 미비했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2008년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 디지털타임스의 2006년 3월 기사와 일부 접속사 등만 제외하고 거의 같았고, 주요 포털의 블로그 10여 곳에 게시된 글과 완전히 같은 문장이 발견됐지만, 국민대는 역시 ‘표절’에 해당하거나,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는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표기한 김건희 여사 논문.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표기한 김건희 여사 논문.
“대머리男 주걱턱女 궁합 좋다”
김건희 여사가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에는 아바타의 관상을 가지고 궁합 호감도를 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좋은 궁합의 예시로는 대머리 남자는 주걱턱 여자와, 콧구멍이 큰 남자는 입이 크고 튀어나온 여자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되어 있다. 뚜렷한 근거나 출처는 기재되지 않았다.

상당 부분 주역, 사주, 궁합, 관상 등 운세와 역술 관련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는 이 논문에서 “사주를 보는 사람은 자신의 길함과 흉함의 제시하는 방향을 미리 알고 이에 현명하게 대처해나가기 위하여 사주를 보는 것”이라면서 “사주를 보고 자신의 부와 권력에 아무리 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운을 다스릴 줄 모른다면 이는 사주에서 제시하는 방향을 잘못 인식하고 행동한 경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궁합에 대해서도 “궁합의 중요성은 결혼 전과 후가 다른 것에 대한 지적이며 나아가 보탬이 되는 것을 말한다. 재운, 관운, 인연 수(사주)를 서로 공유하게 되는 부분이 발생되어지고 이러함에 있어서 서로 득이 되고 해가 되는 것을 미리 알고자 궁합수를 본다”고 밝혔다.

관상에 대해서는 “이(얼굴의 생각 표출) 특성을 역이용하되, 몸의 외견, 특히 안면의 특징 및 동작을 보아 그 사람의 심적 특성을 읽어낸다”면서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운명을 맞추며 장래 일을 예견코자 하는 것이 인상학 혹은 관상학이라는 학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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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 소속의 한 교수가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정문 앞에서 김건희 여사의 박사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9.17 연합뉴스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 소속의 한 교수가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정문 앞에서 김건희 여사의 박사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9.17 연합뉴스
“국민대 논문 신뢰할 수 있나”
한 네티즌은 “카피킬러 기준 표절률이 40%가 넘는데, 표절이 아니면 무엇이냐”며 “앞으로는 이게 표절의 기준이 되는 것인데, 과연 OECD 어느 국가가 우리나라의 학위를 인정해줄까. 민족의 계몽과 나라의 인재양성을 위해 해공 선생이 세운 국민대가 신익희 선생의 이름에 침을 뱉는다”고 꼬집었다. 

한 정치평론가는 “아, 정말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며 “Yuji 논문을 통과시키고, 블로그를 복사한 것으로 박사학위까지 주는 대학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거다. 차라리 이참에 ‘복사대학’으로 간판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국민대 갤러리에는 “앞으로 국민대 논문을 신뢰할 수 있을까” “이제 국민(의힘) 대학교라고 바꿔야 할 듯 하다”라는 자조적 반응이 올라왔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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