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뷰] 쑥쑥 자란다, 스마트팜에서

[포토 다큐&뷰] 쑥쑥 자란다, 스마트팜에서

최해국 기자
입력 2018-03-04 17:18
수정 2018-03-0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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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ICT와 결합한 농업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스마트팜 열풍’이 거세다.

미국,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들은 이미 ‘미래의 농업’을 스마트팜에서 찾고 있다. 우리 농업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2세대 스마트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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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햇볕이 없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스마트온실 수평재배시스템 연구동에서 연구원들이 LED 빛과 물에 비료를 섞은 양액으로 재배하는 엉겅퀴 생육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흙과 햇볕이 없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스마트온실 수평재배시스템 연구동에서 연구원들이 LED 빛과 물에 비료를 섞은 양액으로 재배하는 엉겅퀴 생육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이 있다. 지난달 5일 찾은 국립농업과학원 스마트온실(식물공장).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클린룸을 통과했다. 붉고 푸른빛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아래서 채소들이 파릇파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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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원료로 인정받은 귀뚜라미가 농업과학원 연구동에서 자라고 있다.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귀뚜라미가 농업과학원 연구동에서 자라고 있다.
●“맞춤형 채소·식품 식탁에 오를 것…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 중”

“우리 농업도 4차 산업혁명 물결에 올라타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스마트온실에서 만난 이공인(56) 박사의 어조는 사뭇 비장하다. “태양광 없이 LED조명으로 생산하는 채소와 약용작물은 품질이 좋고, 바이러스나 병원균에 오염될 염려도 없어 연간 생산량이 5∼6배 많다”며 “식물공장은 급격한 기후변화에 상관없이 연중 재배가 가능해 농경지가 협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채소와 식품들이 식탁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며 “아직까지 현재 기술로는 단위 면적당 재배 비용이 비싸지만 경제성이 확보되는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희망 섞인 메시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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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원료로 인정받은 장수풍뎅이가 농업과학원 연구동에서 자라고 있다.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장수풍뎅이가 농업과학원 연구동에서 자라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원센터는 골든 시드(golden seed·금값보다 비싼 종자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 1g 가격은 9만 1000원 안팎으로 금값의 2배 수준이다. “종자는 미래 식량과 농생명공학연구의 기본 소재로 가장 중요하다”며 “우량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종자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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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원센터 저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농업유전자원(종자).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원센터 저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농업유전자원(종자).
나영왕(49) 연구관은 “씨앗으로 대표되는 농업유전자원은 국가의 중요한 재산이라 리히터 규모 7.0의 내진설계를 갖춘 저장고에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다”며 “보존 자원은 신품종 육성과 기능성 물질 등의 연구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롭게 확보된 씨앗자원은 심사를 거쳐 중기저장고(30년), 장기저장고(100년), 특수저장고(반영구)에 나누어 영상 4도~영하 196도에 보존·관리하고 있다. 중기저장고는 현재 이용을 위해, 장기저장고는 미래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종자를 보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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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향기 포집 및 분석을 하고 있다.
연구원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향기 포집 및 분석을 하고 있다.
●골든 시드·식용 곤충·수확용 로봇… “미래엔 농업이 유망한 사업”

지난해 우리나라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의 농업식물유전자원 보유국이 되었으며, 2018년 1월 기준으로 2586종 25만 2102개 자원을 보존하고 있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에도 원예특작과학원 온실에선 원예, 화훼작물 등의 국산 신품종 개발에 한창이다. 형형색색의 선인장과 화사한 분홍색의 호접란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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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공학실험실의 모의트랙터 주행실험실.
안전공학실험실의 모의트랙터 주행실험실.
다른 연구동에선 미래의 식량이 될 식용곤충이 자라고 있다. 세계식량기구(FAO)는 최근 곤충은 ‘작은 가축’이라며 미래 인류의 식량난과 환경파괴를 해결할 대안으로 곤충을 꼽았다. 농촌진흥청이 식용화 시험분석을 통과해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갈색거저리(밀웜), 애벌레(고소애) 등은 이미 식용곤충 레스토랑에서 요리로 대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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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축산과학원의 기술전수로 전북 남원의 한 농가에서 발효생 햄을 생산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의 기술전수로 전북 남원의 한 농가에서 발효생 햄을 생산하고 있다.
안전공학실험실에서는 세계최초 농업용 가상현실(VR) 경운기 주행과 트랙터 시뮬레이터 장비를 시험하고 있었다. 파종, 농약·비료 살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농업용 드론, 수확 적기의 농산물만 선별 수확하는 수확용 로봇 등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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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 윤희네 농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새싹삼을 재배하는 모습.
전남 장성 윤희네 농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새싹삼을 재배하는 모습.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삶이 마음에 안 든다면 농부가 돼라. 미래에는 농업이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우리 청년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스마트팜에서 또 하나의 미래를 개척하길 응원한다.

글 사진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2018-03-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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