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 벤치마킹”… 수주전담회사 연내 설립
주요 원자력 발전국들간의 원전 수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이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47조원 규모에 이르는 원전 수주계약을 따내면서 경쟁에 불을 붙인 셈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전은 31개국에서 436기가 가동 중이다. 20년 후인 2030년까지는 430기의 원전이 지구촌에 새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조달러(약 1200조원)에 달하는 ‘황금 어장’이다. 이 시장을 노리는 잠재적 경쟁국들의 원전 수주 전략을 분석해본다.하토야마 총리는 최근 일본기업이 베트남에서 원전 건설을 수주할 수 있도록 응웬 떤 중 총리에게 친서를 보냈다. 하토야마 총리는 친서에서 “일본 정부가 베트남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물론 보수작업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은 2014년부터 남부 지역에 100만 ㎾급 원자력 4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수주 실패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하자 “원전 수주전에서 정부의 대응이 불충분했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민간업계의 부조화도 실패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금까지 일본은 히타치제작소와 도시바, 미쓰비시중공업 등 민간기업 3사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데다 원자력 발전 방식도 달라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히타치제작소는 비등수형, 미쓰비시중공업은 가압수형, 도시바는 두 시스템을 함께 지니고 있어 수주경쟁에서 ‘이전투구’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해외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해 정부는 물론 원자력 발전의 노하우가 있는 도쿄전력과 간사이전력이 출자하고 민간 기업을 참여시킨 새로운 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jrlee@seoul.co.kr
2010-03-10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