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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이후] 구조 바쁜 軍 오라가라하는 국회

[천안함 침몰 이후] 구조 바쁜 軍 오라가라하는 국회

입력 2010-04-01 00:00
업데이트 2010-04-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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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침몰사고 현장을 지휘해야 하는 국방부 장관을 국회가 자꾸 불러 구조작업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

31일 한나라당에 마련된 천안함 침몰사고 관련 상황실에 접수된 민원이다. 사고가 일어난 뒤 이 같은 의견이 여러 차례 상황실로 쏟아지고 있다.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유승민 의원이 “국방위를 열겠다고 말하려니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은 국민들의 바람이나 민원과는 어긋나게 움직이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전날 오후 집무실에서 장수만 국방부 차관과 김중련 합참차장,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을 불러 30분 남짓 사건 관련 보고를 받았다.

“천안함이 왜 통상적 항해 노선을 이탈했느냐를 언론이 많이 지적한다.”, “사고의 충격 원인이 무엇인가.”, “언론에 보도되듯이 기뢰일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닌가.”, “배를 인양하는 데 한달이 걸린다는 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나.”라는 질문이 잇따랐다.

언론에서 제기한 의문점과 거의 비슷한 내용들이다. “(충격의 원인이) 내부폭발보다는 외부의 강한 충격이 아닌가 추정된다.”, “(기뢰에 대해서는) 뭐라 단정할 수 없다.” 답변도 언론에 보도된 수준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전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보고한 것과 같은 내용들이다. 뻔한 질문과 응답이 오간 셈이다.

국방위가 분초를 다투며 구조작업을 이끌어야 할 김 장관과 군 관계자들을 불러 3시간 남짓 진행한 지난 29일 전체회의에서는 사고 상황과 동떨어진 질문이 이어졌다.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국방위 회의장 앞에 초계함과 똑같이 생긴 배 모형이 있다. 그 배를 국방위원들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알겠다.”고 대답한 뒤에도 이 의원은 김학송 국방위원장을 향해 “위원장님, 우리가 그런 기회를 한번 가집시다.”라며 거듭 확인했다.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은 “(천안함) 함장 같은 분이 심리적으로 힘들고 고통을 많이 겪었는데 언론 앞에 세워서 인터뷰하는 게 맞는가.”라고 따졌다.

2일에는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긴급 현안질의를 갖는다. 한나라당 3명, 민주당 3명, 비교섭단체 1명이 각각 15분씩 천안함 침몰사고 관련 내용을 질의한다.

국무총리와 국방부·외교통상부·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각 부처 실무자들까지 3시간 남짓 국회에 발이 묶이게 된다.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서류를 작성하려면 침몰 사고와 관련된 부서 관계자들이 거의 총출동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정치인들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마련된 고(故)한주호 준위의 빈소를 앞다투어 찾았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가 오후 4시쯤 조문한 데 이어 오후 5시에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지도부, 오후 6시에는 김 의장과 국회 기관장들이 몰려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진] 살신성인 故한주호 준위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2010-04-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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